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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경제 지원은 '환영' 30년 독재 묵인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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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경제 지원은 '환영' 30년 독재 묵인은 '비판'

입력
2011.05.2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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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새 중동ㆍ북아프리카 정책에 대한 현지 반응은 엇갈렸다. 아랍권 민주화를 위한 경제 지원 약속은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집트 등의 독재를 묵인했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시리아 바레인 등의 시위대 탄압을 강하게 따지지 않는 이중성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아랍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는 데 실패한 것이 아랍세계와의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아랍의) 평범한 사람들의 광범위한 열망을 대변하지 못함으로써 미국이 지난 몇 년 간 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기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의심을 키웠다"고 인정하기는 했다. 이어 민주화 과정에 있는 이집트 튀니지에 대한 경제 개혁 지원도 약속했다. 새로운 중동정책의 단초를 밝힌 것이다.

또 아랍의 독재자들에겐 따끔한 경고장을 날렸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정권 퇴진 시위가 이어지는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겐 퇴진을 요구했다. 또 시위대를 탱크 등을 동원해 유혈 진압해 논란이 일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겐 "정치권력의 이행을 주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물러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레인에 대해선 정부의 물리적 시위진압을 지적하며 야당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 표명에도 현지의 반응은 썩 신통치 않다. 일단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가 가장 큰 불만을 샀다. 영국 가디언은 "아랍권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이나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석유 공급원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5,400단어짜리 연설에서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화 잣대를 이중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30년 넘게 이집트 시리아 예멘의 독재를 묵인해온 미국이 이를 사과하지 않은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미국의 크리스챤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이 지난 과거를 사과할 절호의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4ㆍ6청년운동 소속 아메드 마헤르는 "미국은 기다리다가 누가 이기는지 보고 이기는 쪽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시리아 시위대도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비판 강도가 낮다는 이유로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NYT는 덧붙였다.

반면 리비아의 반카다피 시민군은 오바마의 입장 발표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이집트에서도 경제 지원 부분은 환영하는 입장이 많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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