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의 장본인 이용호(53)씨가 형집행정지 기간 중에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담보도 없이 142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보해저축은행 오문철(58ㆍ구속기소) 대표가 정ㆍ관계 인사 등으로부터 대출 압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호경)는 19일 이씨가 지난해 3~7월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142억원을 무담보로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01년 9월 80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주가조작으로 25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5년6개월을 복역한 뒤 2007년 3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으나, 지난해 10월 변호사를 상대로 한 사기 행각이 들통나 재수감됐다.
검찰은 이씨가 아무런 담보도 제공하지 않고 거액을 대출받은 점으로 미뤄, 그가 동원한 정ㆍ관계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오 대표가 삼화저축은행 대주주 이철수(52)씨에게 2,000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구체적인 경위도 따져보고 있다. 검찰은 캐나다로 도피한 전 보해저축은행장 박모씨가 행장 시절인 2008년 8월~2009년 11월 수천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주도한 혐의를 잡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을 밝히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불법 대출, 차명 주주에 대한 배당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중 일부를 금융당국과 정치권 로비에 사용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은 청와대와 국세청 관계자, 언론인 등 로비 대상 400여명을 4등급으로 나눠 명절 때마다 양주와 와인, 한우와 멸치 등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은행의 대외 로비 창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금융브로커 윤모씨를 상대로 구체적 로비 대상과 방법 등을 캐고 있다. 윤씨는 부산저축은행의 SPC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로, 거래 상대방한테 10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한편 금융당국이 부산저축은행그룹 영업정지 방침을 사실상 결정한 1월 25일 이후, 참여정부 시절 농림부장관을 지낸 임상규 순천대 총장과 최근 갑작스레 사임한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1차관도 각각 5,000만원과 2억1,480만원씩을 인출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특혜 인출'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