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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롭슨 감독과 용병술을 논하던 16세 소년, 명장 반열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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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롭슨 감독과 용병술을 논하던 16세 소년, 명장 반열에 오르다

입력
2011.05.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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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황제 펠레(71)를 시작으로 리오넬 메시(24ㆍ바르셀로나)에 이르기까지 세계 축구사에 ‘천재 선수’는 무수히 명멸했다. 그러나 ‘천재 감독’,‘신동 사령탑’ 같은 표현은 익숙하지 않다. 선수는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만 지도자의 경우 필드에서의 경험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이 같은 축구 상식을 뒤엎는 신개념 사령탑이 등장했다. FC 포르투(포르투갈)의 무적 신화를 일군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3)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는 2010~11 포르투갈 정규리그에서 무패 우승(27승 3무)을 차지한 데 이어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0~11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SC 브라가(포르투갈)를 1-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그는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연소 감독(만 32세 7개월)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프로 선수 경력이 없다. 또래들이 축구 선수로서 꿈을 키울 때 이미 지도자로 향하는 길에 들어섰다. 타고난 축구 지략가다. 그는 1994년 포르투의 스카우트 팀에 채용됐다. 같은 동네에 살았던 보비 롭슨 포르투 감독과 축구 논쟁을 벌인 결과였다. 롭슨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적인 존재다.

2002년 축구에서 세운 공적을 인정 받아 기사작위를 받은 롭슨 감독은 1962년 칠레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20경기에 출전, 4골을 넣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다. 포르투를 비롯,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FC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각국 명문 클럽의 사령탑을 역임한 그는 2009년 7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당시 16세였던 비야스 보아스는 롭슨에게 편지를 보내 용병술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조목조목 지적했다. 비야스 보아스의 탁월한 식견에 감명 받은 롭슨 감독은 그를 포르투 스카우트 팀으로 채용했고 영국 축구 유학을 주선하며 ‘천재 감독’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줬다.

17세의 나이에 스코틀랜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C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며 본격적인 ‘감독 수업’을 시작한 비야스 보아스는 2000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02 한일 월드컵 지역 예선을 치렀다.

2003년부터는 조제 무리뉴(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함께‘신화’를 합작했다. 무리뉴 감독이 포르투 사령탑으로 부임한 2003년 전력 분석팀으로 팀에 합류한 그는 첼시(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으로 옮겨 다니며 수석 참모로 활약했다. 무리뉴 감독 전술의 상당 부분을 비야스 보아스가 입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2009년 10월 무리뉴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포르투갈 리그의 꼴찌 아카데미카의 사령탑을 맡았다. 아카데미카는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부임한 후 정규리그 11위로 뛰어올랐고 포르투갈 FA컵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고향’포르투의 지휘봉을 잡았고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며 데뷔 시즌에 일약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올 여름 유럽 축구 이적 시장의 최대어로 떠오르고 있다. ‘제 2의 무리뉴’를 애타게 찾고 있는 첼시가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고 전통 명문의 자존심이 구겨진 리버풀(잉글랜드)도 팀 재건의 적임자로 눈독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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