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가 브라질 고속 전철 수주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이 아랍에미리트(UAE)원전 총사업비의 절반 정도인 22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인데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현대차, 현대로템, 현대건설 등이 함께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8일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 등과 함께 G20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방한 중인 마르코 아우렐리우 스팔 마이아 브라질 하원의장 일행과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고속철 생산공장을 둘러 보았다. 마이아 의장 일행은 KTX 산천의 생산현장과 연구시험 설비 등을 살펴보고, 현대로템 측과 브라질 고속철 사업과 관련한 협의도 진행했다. 브라질 집권여당인 노동자당 소속인 마이아 의장은 "현대로템이 참여한 한국 컨소시엄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의 고속철 개발 기술이 브라질에 이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정 회장은 마이아 의장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만찬을 갖고 고속철 입찰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차가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브라질 현지 공장의 규모와 고용 효과 등을 상기하고 향후 양국의 경제 협력 확대 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속철 사업은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잇는 511㎞ 구간에 건설되며, 내년 하반기 시작해 2018년 중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331억 헤알(약 22조6,800억원)에 달한다. 올 7월로 예정된 입찰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컨소시엄은 코레일, 현대엠코, 현대건설 등 1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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