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8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현역 의원이라면 4ㆍ27 재보선 때 자신의 책임에 걸맞은 역할을 했어야 했다"고 각을 세웠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 일부에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당이 위기에 처한 만큼 여러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김 지사와 저는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장파에 대해서는 "쇄신 운동을 편가르기 하듯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뒤 "당의 변화와 쇄신을 하자는 사람들이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을 고수하자고 하는 것은 답답한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7ㆍ4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이 폐지되지 않는다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_'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 전 대표가 재보선 참패에는 본인의 책임도 있다고 했는데, 책임만큼 행동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선거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
_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폐지 문제에 대해 김 지사와 같은 입장인데다 정 전 대표가 19일 경기도에서 특강을 하는 것 때문에 '정몽준_김문수 연대설'이 나왔는데.
"평소 김 지사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어려운 민생을 돌보는 것을 중시하는 모든 분들과 손잡고 일할 수 있다.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다."
_소장파 의원들이 주도하는 쇄신 투쟁을 어떻게 보나.
"다 같이 쇄신해야 한다. '나는 좋고 너는 나쁘다' 고 하는 게 정치에서 가장 비열한 행위다."
_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존폐 논란이 뜨거운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당에서 스스로 힘을 빼는 것은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쇄신을 하려 해도 당내 중심 세력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_한나라당이 위기에 빠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의 정체성이 정립돼 있지 않은 것, 의원들이 '친이' 또는 '친박'만 있고, 당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등이 문제다. 계파 싸움만 하느라 당이 폐쇄적이고 경직된 집단으로 전락했다. 대선후보 캠프에 현역 의원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제도를 고쳐야 한다."
_당내에서 '노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당이 추구해야 할 중도보수 노선은 당헌에 잘 나와 있다. 당헌부터 읽어 보고 논쟁하기 바란다."
_감세 철회 문제에 대한 입장은.
"소득세 감세는 철회해야 하고, 법인세의 경우 중소기업에 한해 많이 낮춰야 한다. 최근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감세 철회를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당 지도부의 역할은 당내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지, 직접 신문에 크게 나는 것이 아니다."
_정 전 대표가 당 수습을 위해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대표를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을 없애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정이 유지된다면 나서지 않겠다. 국민이 저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고려해서 판단하겠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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