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사람들이 실제로 보고 느껴서 심각하게 인식하지만 생물다양성 훼손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지요. 하지만 이는 소리 없이 다가와 자연재난보다 더 인류를 위협하는'침묵의 쓰나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주최로 20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남남협력 국제전문가회의'참석차 한국을 찾은 아흐메드 조그라프(58ㆍ사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는 회의 개막일인 18일 "생물다양성 보존의 공감대를 확산시키는데 한국 같은 나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2년 리우 환경회의 이후 지지부진했던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적 합의는 지난해말'나고야 의정서'채택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의정서는 유전자원을 사용해 이익을 얻으려면 유전자원 수출국가의 승인을 얻고 이익을 상호합의한 조건에 따라 공유하자는 것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채택됐지만 유전자원의 범위 등 의정서 문안의 해석을 둘러싸고 생물자원의 부국인 개도국들과 이용국들인 선진국들의 대립은 치열하다. 아흐메드 사무총장은 "빈국에서 개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은 남북국가들 사이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이번 회의의 중요한 목적은 '생물다양성 보존 10년'을 선포하는 것"이라며"개도국과 선진국의 교량역할을 하며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한국에서 이를 선포하게 된 것은 뜻깊다"고 말했다. '생물다양성 보존 10년'의 선포에 맞춰 유엔 CBD사무국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세미나 개최, 교육자료 배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물다양성 보존ㆍ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만들 계획인데 올해 9월부터 1,000일 동안 환경탐사선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등 전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10가지의 환경관련 주제들이 담긴다. 영화에는 제주와 전남 여수 등의 자연환경도 담길 예정이다.
아흐메드 사무총장은 "나고야 의정서로 상징되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공존공생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한 배를 탄 선원들처럼 이 합의가 지켜지면 모두가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출신인 그는 알제리 총리 환경정책 특별자문,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처장 등을 지냈고 2006년부터 유엔 CBD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천=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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