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의 중간고사가 막 끝났거나 아직 진행 중이다.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대입 수시 및 정시 지원 전략의 기초자료가 될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 학생들은 현재까지 본인의 모의고사 성적과 내신 성적을 비교 분석해 수시에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정시에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실질적인 수시 모집 비중이 커진 2012학년도 대학 수시 전형, 특징과 그에 따른 대응 요령을 살펴봤다.
수시모집 비율 증가
2012학년도 대입에서 대학(4년제) 총 모집 정원은 38만2,773명으로, 이중 23만7,640명(62.1%)이 수시모집으로 선발될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처음으로 수시모집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고 12월 15~20일 미등록 충원기간을 뒀기 때문에 실질적을 수시 모집의 비중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상당수 대학에서 5일간 약 2회에 걸쳐 추가 합격자 발표를 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시 모집 등록률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수시 모집 등록률이 60~70%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학생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시 모집 합격 기회가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섣불리 하향 지원을 했다 예상치 못한 진로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는 노력 필요한 상황이다.
대학교육협의회는 "거의 모든 대학들이 수시에서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면, 상위권 대학의 변화에 따라 중하위권 대학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니 무분별한 복수지원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몇 대학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각양각색 학생부 전형 파악해야
수시모집 지원에 앞서 가장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은 자신의 학생부 경쟁력이다. 학생부를 100% 반영하는 일부 전형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형에서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 기록 등이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다. 특히 올해 논술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논술 전형 축소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전형이 다소 늘었다.
자신의 학생부를 교과부문 비교과부문 등으로 나눠 꼼꼼히 분석한 뒤 주요 대학들의 학생부 반영 방법과 비교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부 교과 성적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학생부 100% 우선선발 전형 등을 찾아 응시한다면 다른 대학별 고사 응시 때문에 학업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학생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라면 대학별 고사 즉 논술, 면접, 적성고사 등의 비중이 높은 전형을 찾아 지원하거나,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자신만의 발전상을 노출시킬 기회를 찾는 것도 좋다. 다만 이들 전형 모두 충동적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수능을 앞둔 기간까지 자신의 학업계획과 준비 여력 등을 감안해 계획적으로 지원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논술자신 없다면 면접ㆍ적성전형으로
올해 수시 모집에서 논술 성적을 반영해 선발하는 학생수가 감소하긴 했지만, 실제 논술의 반영비율 감소폭이 10%선에 불과해 일단 논술을 반영하는 전형이라면 그 전형을 치르는 동안 논술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논술에 자신이 없는 중상위권 학생이라면 면접, 적성고사 등의 비중이 높은 전형으로 우회해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논술고사가 면접 구술고사로 대체된 전형이라 하더라도 준비는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면접을 통해 우수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고난도의 지문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원 결정은 신중히
올해 수시 모집의 선발인원이 증가한 만큼 수시지원의 기회가 확대됐다는 인식 때문에, 수험생들은 평소 수시모집 지원에 관심이 없다가도 "써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온다면 정시에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이런 학생의 경우 수시 지원을 하더라도 지원 가능 대학 범위와 지원대학의 개수를 한정하고, 수능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 수시모집 전형 응시를 시작하게 되면 원서접수와 대학별고사 준비 등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수시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실패만 있을 뿐이다"며 "기회가 많이 열려있는 전형일수록 경쟁력이 높고 그만큼 합격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입시는 결국 철두철미한 상대적 게임이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전형 유형과 개수를 미리 한정해 이를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전형유형이 비슷한 1,2개 대학에 같이 지원하는 것이 좋다. 한 학생이 논술, 면접, 적성고사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좋은 전략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수능이 2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인 만큼, 현재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본인의 수준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수정 보완해 나가는 학습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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