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차로 중국 방문에 나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기착지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시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에도 방중했다 귀국하는 길에 이곳에 들러 동북항일연군 기념탑이 있는 베이산(北山)공원을 찾아 참배했었다. 김 위원장이 무단장을 중시하는 것은 이곳이 북한 입장에선 혁명 유적지로, '북중혈맹'의 뿌리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무단장은 고 김일성 주석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중국 공산당과 결성한 무장 투쟁 세력인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주무대다. 김 주석을 비롯해 최현, 서철, 오백룡, 임춘추, 안길, 최용건, 김책 등 북한 정권 수립의 주역들이 모두 동북항일연군 1로군 소속이었다. 헤이룽장 조선민족출판사가 1997년 김 주석의 무단장에서의 활동을 소개한 137쪽짜리 <김일성의 목단강 시절> 이라는 책을 발행했을 정도다. 무단장에는 동북항일연군 기념탑은 물론 6ㆍ25전쟁 참전 중국군 장병 묘소도 있다. 김일성의>
무단장 징보후(鏡泊湖ㆍ경박호)의 경우, 항일투쟁 당시 김 주석이 지휘하는 전투부대가 노획한 일본군 박격포로 이 호수를 건너던 일본군 토벌대 선박을 침몰시키는 등 대승을 거뒀다고 하는 곳이다.
무단장은 쑹화(松花)강의 가장 큰 지류인 무단(牧丹)강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곳으로 45년 8월 일본 패망 직후 소련이 점령했다가 이후 중국 공산당군이 점령한 곳이다. 현재 헤이룽장성의 3대 도시이자 성 동부 지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으며, 러시아와의 국경 무역이 성행하고 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은 방중 첫날 무단장의 최고급 호텔인 홀리데이인(假日)호텔을 들러 눈길을 끌었다. 이 호텔은 무단장 기차역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는 5성급 호텔이다. 호텔 홈페이지에는 객실 265개가 있고 골프장, 수영장, 테니스장을 갖췄다고 소개됐다.
홀리데이인호텔 측은 또 22일까지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혀 김 위원장이 하루 이틀 더 머무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한때 제기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밤 호텔을 나와 특별열차를 타고 하얼빈(哈爾濱)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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