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8월 방중한지 9개월 만인 20일 다시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지난해 5월 방중을 포함하면 지난 1년 사이 세 번째 방중이다.
김위원장은 이날 새벽 특별열차를 타고 함북 남양과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을 통과해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에서 고 김일성 주석의 혁명유적지를 순례한 뒤 밤늦게 하얼빈(哈爾濱)으로 가 그 곳에서 여장을 풀고 방중 첫날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대북소식통은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이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아들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동행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경제적 지원이나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협력 강화가 방중의 우선 목적이겠지만 북핵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정은과 함께 방문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이번 방중에 동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보다 유력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 일행은 무단장과 하얼빈을 거쳐 21일엔 창춘(長春) 등을 방문해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확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과 회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난해 8월 방문 때에 후 주석이 창춘까지 와서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어 이번에 후 주석이 다시 지방까지 와서 김 위원장을 만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지린(吉林)도 방문, 중국의 두만강 개발 프로젝트인 '창ㆍ지ㆍ투(창춘ㆍ지린ㆍ투먼)계획'의 핵심지역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하게 되면 당연히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김정은이 동행했을 경우엔 동북지역을 둘러본 뒤 베이징 이외에 개혁개방의 상징적 도시인 상하이 등을 추가로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방중에는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성택은 28일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 합작개발 착공식에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국내ㆍ외언론은 김 위원장 방문사실을 후계자인 3남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방중으로 잘못 보도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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