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가단 실사보고 결정
한국과 미국은 이르면 내주 초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대북식량평가단의 북한 식량사정 평가 결과를 보고 대북 식량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정부 고위당국자가 17일 밝혔다.
미국 식량평가단 방북은 사실상 대북 식량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이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한미 양국은 북한의 식량 문제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 수 있고, 그 평가에 기초해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도 평가단의 방북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평가단이 북한에 가면 식량 지원의 모니터링 조건에 대해 얘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식량 지원을 결정할 경우 한국이 5ㆍ24 조치 등을 통해 대북 지원을 최소화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과 관련, "우리에게는 이 조치가 있지만 미국에는 없고 미국은 원래 그런(인도적인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ㆍ미 양국은 매우 강한 공통의 시각을 갖고 있다"며 "현재 한미 공조의 환경과 분위기는 매우 좋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공조를 계속해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이끄는 대북 식량평가단을 23일께 북한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국제개발처(USAID)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은 북한의 식량 사정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9년 8월 북한의 식량분배감시요원 추방 이후 2년 가까이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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