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외곽 지하실 거주… 호적 얻기도 어려워 귀향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가 고향인 왕(王ㆍ26ㆍ사진)모씨는 7년 전 청운의 꿈을 안고 베이징(北京)으로 상경,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3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베이징 IT의 메카인 중관춘(中關村)의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월 3,000위안(50만2,170원)수입에 보험과 주택 적립금 등을 지급받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의 치솟는 물가 앞에서 그는 생활이 힘겨워 최근 귀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베이징 외곽지역의 지하실에 있는 월세 800위안(16만7.390원)의 작은 단칸 방에 살고 있는'개미족'인 왕씨는 푼푼이 저축해 지난 2년간 2만위안을 모았지만 그 돈으로는 베이징에서 주택 1㎡(1/3평)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 있다.
이렇듯 최근 중국 베이징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로 베이징 외곽지역 지하실에 살아온 '개미족'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부동산철거 정책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치솟는 임대료와 고물가에 시달리다 하나 둘 짐을 싸는 것이다. 베이징 대졸자들의 평균 월급수준은 1,937위안. 베이징 외곽의 허름한 20평(60㎡)규모 주택을 친구 여럿이서 임대해 5,6실로 만들어 살아도 월세는 최소 800위안이다. 평균 월급의 절반이다. 여기에 올 들어 매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가 넘는다. 이 뿐 인가. 올 들어 베이징시가 인구억제책의 일환으로 베이징에서 졸업한 외지인 대졸자들에 대한 베이징 호구(戶口ㆍ호적) 지급 수를 지난해 보다 60% 줄어든 6,000명으로 제한했다. 호적을 얻지 못하는 것도 베이징을 떠나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베이징 호구를 가지면 보험료만 내면 의료보험과 실업 및 양로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호적이 없으면 베이징에서 수십 년 직장생활을 해도 그런 사회보장을 받기 어렵다. 왕 씨는 "고향으로 가겠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며 씁쓸해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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