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소재로 한 대형 뮤지컬 두 편이 대결한다.
13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엄마를 부탁해’(5일 시작)는 엄마를 잃은 막내(김경선 분)가 장미 묵주를 들고 숲 속에서 엄마(김성녀 분)를 그리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시집살이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등 엄마의 삶을 돌아보는 무대가 1층 객석을 가득 메운 모녀 관객 등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리스트 중에 엄마랑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었네”라고 후회하는 장녀(차지연 분)의 대사나 자식들을 떠나면서 “밥 잘 먹고, 차 조심해”라고 걱정하는 엄마의 대사도 압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극에서 바꾼 이 극은 음악 노래의 비중이 너무 적고 장면전환 등 볼거리가 부족해 대극장(1,200석) 무대가 휑해 보였다. 원로 김성녀의 연기력은 탁월했지만 역시 서양 음악보다는 마당놀이에 어울리는 발성이다.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넥스트 투 노멀’도 11월 18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다.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하는 엄마의 정신적 방황이라는 상황 설정 등이 ‘엄마를 부탁해’와 비슷하다. 가족애로 희망을 찾는 결말도 닮아 있다.
죽은 아들, 어머니, 가족의 공간 등 3층 철제구조물로 각각 나눈 무대, 여자 주인공이 부르는‘마운틴’을 비롯한 컨츄리 락 재즈 등의 뮤직 넘버도 독특하다. 20년 만에 여주인공 다이아나 역으로 다시 무대에 서는 박칼린의 노래와 연기가 기대된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엄마 소재 뮤지컬은 주요 티켓 구매층인 20, 30대 여성을 노린 기획사의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며 “뉴밀레니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10년 새 깨진 것도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엄마 코드 뮤지컬을 출현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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