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서정이 한국의 봄에 내려앉는다. 85년 역사의 프라하방송 교향악단이 들려주는 보헤미아의 풍부한 선율에 한번쯤은 들었을 법한 명곡마저 새 생명을 얻는다. 체코의 교향악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이 악단의 연주는 체코 클래식의 현주소를 입증한다., 생시의 라흐마니노프에 비견되는 기교와 해석력을 자랑하는 피아니스트의 협연도 기대된다.
프라하방송 교향악단은 1926년 체코라디오의 라디오 저널에서 시작, 61년부터 세계 연주 여행으로 체코 클래식의 저력을 보여 왔다. 70년대 이후에는 개성적인 체코 음악 해석으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부터 크리슈토프 펜데레츠키까지 현대 작곡가들이 신작의 발표 무대로 이 악단을 지목하면서 그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2009년에는 스페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공연을 가졌고, 지난해 5월에는 64회 프라하봄축제에 출연해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 등 세계적 주자들과 협연했다. 완벽한 테크닉과 청명하고 융통성 있는 음색, 통일성 덕에 찬사의 행진은 계속됐다.
협연할 피아니스트 콘스탄틴 쉐르바코프는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레퍼토리를 전문적으로 다뤄 ‘살아 있는 라흐마니노프’라 불리고 있다. 리스트가 편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1, 3번’, 쇼스타코비치의 ‘프렐류드와 푸가’, 고도브스키의 소나타 전곡 앨범(6장) 등 최근 보여 준 음반 분야에서의 성공으로 주목받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11세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며 데뷔한 그는 모스크바에서 차이코프스키콘서바토리를 졸업했다. 83년 ‘1회 라흐마니노프 콩쿠르’ 우승으로 세계 무대에 나선 데 이어 ‘20회 아솔로 챔버 뮤직 페스티벌’에서 네 번의 리사이틀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솔로곡’ 전곡을 연주했다. 거장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인정을 받는 계기였다.
5월 31일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등을 들려준다. 6월 1일은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피아노 협주곡 1번’ ‘교향곡 5번’ 등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으로 꾸민다. 베토벤콩쿠르 등을 석권한 페트르 브론스키가 지휘봉을 잡는다.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463_2466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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