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박물관버스' 성산동으로… 주민 1000여명 몰려
"책에서 보던 왕관과 귀걸이를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해요. 작년에 엄마랑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봤을 때랑 느낌이 또 달라요."
14일 국립중앙박물관 지원으로 서울 마포구 성산2동 성메작은도서관 앞에서 열린 '찾아가는 박물관버스'를 찾은 김예린(11)양은 "저걸 써보면 왕비가 된 기분이 들까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주로 오지(奧地)의 학교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던 박물관버스가 이날 개관 3주년을 맞은 성메작은도서관을 방문, 지역 주민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오전 11시 도서관 앞에 도착한 박물관버스에는 빗살무늬토기 주먹도끼 등을 포함해 백제금동대향료 금제귀걸이 금동신발 같은 유물 63종, '풍속도첩' '금강내산총도' 등 교과서에 실린 그림 93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물관버스 옆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활 쏘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오후 4시까지 진행된 행사에 인근 초등학생과 지역주민 1,000여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천추무덤 태왕무덤의 벽돌, 미륵사지 등의 기와 10종을 탁본하고 '서당' '씨름' '춤추는 아이' 등 김홍도 화백의 풍속도첩(보물 527호) 목판본 15종을 인쇄해 보는 이색체험 시간도 가졌다. 두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오정미(42)씨는 "문화체험 공간이 풍부하지 못해 기회가 부족했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와 교육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물 해설사로 나선 국립중앙박물관 양평석(50)씨는 "'200~300명 정도 오겠구나'라고 예상했는데 미취학 아동부터 어른까지 가족단위로 체험학습에 참가한 분이 많아 어느 때보다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우리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부모가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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