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두 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설인 평북 철산군 동창리 기지가 기존 무수단리 기지보다 더 크고 정교한 설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17일 제기됐다.
AP통신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7인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두 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지를 완공했거나 거의 완공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이 시설은 1998년, 2006년, 2009년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한 무수단리 시설보다 더 크고 정교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90년대 이후 동해안 쪽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3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다. 이어 2000년부터 서해안 쪽 동창리 기지를 건설해왔고 지난 2월에는 발사대가 설치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당시 인터뷰에서 "동창리 미사일 기지가 완공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유엔 보고서까지 이를 확인하면서 미국 등의 동창리 기지 감시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창리 기지의 경우 발사된 미사일이 요격되기 전에 고도를 충분히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피할 수 있어 미국 입장에선 무수단리보다 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안보리 패널 보고서는 이어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동과 남아시아 지역에 미사일 시스템, 부품, 기술 등을 계속 수출하고 있다"며 "북한은 핵 관련 물품, 무기, 사치품 수출입을 금지하는 제재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2006년, 2009년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결의 1718호, 1874호를 각각 채택해 실행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81쪽짜리 이 보고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회람 된 뒤 모든 나라가 동의하면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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