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7ㆍ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내가 출마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도자는 내 한 몸 던진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박근혜 전 대표 등 다른 대선주자들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계 없이 김 지사가 지사직을 내놓고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지사는 또"중도실용이니 하며 이념이나 정치가 필요 없는 것처럼 말하는 리더십이 현재 한나라당의 위기를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가 16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계파를 청산하고 가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가치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를 가장 좋은 사회로 만들어가기 위한 우파적이고 긍정적이고 애국적인 생각이다. 대한민국을 통일∙선진 강국으로 만들어 가자는 일치된 생각이다."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중심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념이 필요 없는 것처럼 말하는 리더십은 안 된다. 정치가 필요 없는 것처럼 말하는 리더십도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념과 정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4ㆍ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
"한나라당을 욕하고 떠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한나라당 안방인 경기 분당에서 받아들였다. 국민들로선 파란 옷을 입으나 빨간 옷을 입으나 상관 없다는 얘기 아니냐. 한나라당의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 아니냐."
-소장파들이 한나라당 쇄신을 주장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인기영합을 위한 정치는 안 된다. 대중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우선 나라의 근본, 헌법적 정체성, 자유민주주의라는 기본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가짜로 '아침이슬' 노래를 부르고 좌클릭을 하자고 하면 안 된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표가 7ㆍ4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부정적인데.
"당이 비상 상황을 맞고 있다. 지금은 마땅히 당의 미래를 위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두고 보자."
-박 전 대표에 비해 지지 확장성이 좋은 김 지사가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예상을 담은'보수집권 플랜B'라는 책이 최근 나왔다.
"읽어 봤다. 나한테 좋게 썼던데, 나는 저자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어쨌든 기분은 좋더라. 아직 지지율은 낮지만 지지 확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김 지사에 대해 '우파적 내용을 너무 좌파적으로, 과격하게 얘기해 오히려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는데.
"말 그대로 꼬투리일 뿐이다. 그런 비판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내용이 문제다."
-김 지사가 최근 출신고인 경북고 체육대회에 갔던 게 화제가 됐다. 그런데 김 지사는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지 않다.
"지금 지지도를 얘기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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