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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역행 금융 새판짜기/ 산은금융 "거의 다 됐다"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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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역행 금융 새판짜기/ 산은금융 "거의 다 됐다" 분위기

입력
2011.05.1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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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 중인 산은금융지주는 "거의 다 됐다"는 분위기다. 겉으로는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내부검토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금융당국과 협의 후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 놓았지만, 이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독일 도이체방크 등 '벤치마킹 모델'까지 정해놓은 상태다. 우리금융 '인수'가 아니라, '인수 이후'를 보고 있는 셈이다.

산은금융지주가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모델은 DBS. DBS는 싱가포르 정부가 경제개발사업을 위해 1958년 만든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산은과 쏙 빼 닮았다. DBS는 1999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공공기능 성격을 줄이고 상업금융회사로 변모했다. 당시 DBS는 DBSH라는 지주회사 아래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카드사 등과 함께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이후 공격적 투자로 국제적 상업투자은행(CIB)로 성장했다.

그러나 DBSH의 실질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정부가 100% 출자해 만든 지주회사여서 여전히 정부 영향 하에 DBS는 운영되고 있다. 이에 산은금융 측은 "세계적인 투자 은행의 모델로 DBS를 보는 것일 뿐이며, 우리금융과 합병 시 산은금융 자체 민영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영화 이후 1995년 본격적인 CIB 체제를 구축한 도이체방크식 변화도 산은금융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사례. 도이체방크는 공격적인 인수 및 합병(M&A)를 통해 민영화 5년만에 세계 상위권의 투자은행으로 도약했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수신기반 안정화를 바탕으로 해외 은행 인수에 나서는 등 국제적 투자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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