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15일 외교 차량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이란대사관저 초소와 경찰차 등을 잇달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스페인인 C(42ㆍ무직)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주한 스페인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남편으로 이날 이태원동 자택에서 부부싸움을 한 뒤 외교 번호판이 달린 베라크루즈 차량을 몰고 나갔다. C씨는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스페인대사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후진으로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주하면서 길에 주차돼 있던 그랜드카니발 등 5대의 차량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C씨의 차량은 인근 주한 이란대사관저 앞 방범초소와 충돌, 유리문을 파손시키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초소 내 의경이 유리 파편에 손가락을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또 다시 후진을 해 경찰차를 15m 가량 밀어내면서 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이 타박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C씨는 최초 사고지점에서 2㎞ 떨어진 제일기획 건물 앞까지 질주한 뒤 차에서 내려 이태원 해밀턴호텔까지 도망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최초 사고 후 40분만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온 주한 스페인대사관 직원은 "C씨가 정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C씨는 당시 음주나 약물복용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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