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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 50년] 박정희·차지철, '혁명동지' 김재규 총에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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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 50년] 박정희·차지철, '혁명동지' 김재규 총에 최후

입력
2011.05.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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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은 미국 망명해 유신 비난하다 의문사쿠데타 주역들 행로

5ㆍ16 쿠데타 주역들과 박정희 정권의 핵심 인사들도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들은 대부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그들은 1979년 유신체제가 몰락할 때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지만 그들의 말로(末路)는 불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18년 동안 장기 집권을 하면서 경제성장과 독재라는 빛과 그림자를 남긴 채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을 맞고 서거했다.

김종필(JP) 전 총리는 처삼촌인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를 주도하면서 정치권에 등장한 뒤 '박정희 정권 2인자'로 활동했으나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재산 환수의 수난을 겪었다. JP는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한 뒤 대선후보로 출마했으며 1990년 '3당 합당', 1995년 자민련 창당,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합'등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갔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참패하자 정계에서 은퇴했다. 2008년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지만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는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5ㆍ16은 조국 근대화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혐의로 이듬해 사형에 처해졌다. 김 전 부장은 5ㆍ16 당시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감금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풀려나 쿠데타 세력을 적극 도왔다.

5ㆍ16 직후 박정희 소장 좌우에 포진해 사진을 찍어 유명해진 박종규(당시 소령)∙차지철(당시 대위) 전 대통령 경호실장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유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바탕으로 권력 2인자의 자리에 올라 철권을 행사했던 차 실장은 10ㆍ26 현장에서 김재규 전 부장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1963~69년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직 중 정치공작으로 악명을 떨쳤던 김형욱씨는 퇴임 후 미국으로 망명해 유신정권을 강력히 비난하다 79년 프랑스 파리에서 갑자기 실종됐다. 그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사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육군 중령으로 5ㆍ16에 참여했다. 5ㆍ16 당시 장면 총리 직속의 정보위원회 연구실장이었으나 나중에 쿠데타 세력과 미국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 5ㆍ16 세력에 합류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2009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5ㆍ16 민족상 이사장을 맡은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 오치성 전 내무장관 등 다른 5ㆍ16 주역들도 일찌감치 정계를 은퇴, 조용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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