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공고와 함께 재개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관련, 현재 유일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산은금융지주가 인수→상장→합병의 3단계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금융 고위 관계자는 15일 "향후 신주, 전환사채, 우선주 등을 발행해 현금을 마련,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장사인 우리금융을 비상장사인 산업금융으로 합병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합병비율산정상의 시비를 줄이기 위해, 먼저 산은금융을 기업공개(IPOㆍ상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상장으로 산은금융의 주식가치가 시장에서 형성되면, 우리금융과 합병을 통해 '하나의 은행'으로 통합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구상이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을 거칠 경우 산은금융도 자연스럽게 민영화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산은금융의 '메가뱅크' 탄생에 대해 "정부은행과 정부은행을 합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라 거대 정부은행의 탄생에 불과하다" "덩치만 큰 메가뱅크일 뿐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금융측은 "3단계 과정을 통해 정부지분은 5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반박했다.
산은금융측은 우선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투자자들을 위한 우선주 등을 발행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정부지분(정책금융공사 90.3%, 기획재정부 9.7%)은 10~20% 정도 줄어든다는 것. 이어 증시상장 과정에서 최대 20%의 정부지분이 시장에 매각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금융과 합병할 때 우리금융의 일반인 소유지분 43%로 인해 산은의 정부지분이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 결국 50% 전후까지 낮아진다는 게 산은금융 측의 설명이다.
기업금융에 강한 은행끼리의 결합인 만큼,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금융은 대기업,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중심의 고객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복요소가 없으며 두 은행을 합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고객의 비중이 각각 2:4:4로 이상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서 "이는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비율이 6:4인 JP모건과 유사한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또 대형 시중은행끼리 합치면 중복점포가 많아 정리비용이 많이 들지만, 산은은 전국에 53개 점포밖에 없기 때문에 (감원 등) 사회적 비용도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우리금융 재매각안이 확정될 경우 곧바로 입찰공고하고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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