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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탐방/ 은평 경찰서 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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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탐방/ 은평 경찰서 야구단

입력
2011.05.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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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15일 오후 서울 은평 경찰서. 휴일임에도 경찰관들이 야구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인근 불광 중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매 주말은 사회인 야구 경력 7년을 자랑하는 은평 경찰서 야구단의 훈련일. 2011 봉황기 사회인야구대회에 일찌감치 참가 신청을 낸 뒤 짬을 내 마지막 손발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현재 23개의 경찰서 야구단이 독자적으로 리그를 치를 만큼 경찰서 야구단은 사회인 리그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평서 야구단을 이끄는 정인복(50) 감독은 “2005년부터 팀을 7년째 맡고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대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한 야구인 출신이다. 봉황기에도 참가했던 터라 사회인 리그에서 직접 뛰는 일은 거의 없다. 지금은 타이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업보다는 야구단 감독으로 은평경찰서에서 살다시피 한다.

은평서의 실력은 어느 정도 될까. 창단 초창기에는 3부 리그의 전국 규모 사회인 대회에 매년 두 차례씩 출전했지만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2년전부터 은평서의 노력과 경험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09년 BC리그에서 준우승, 그리고 지난해 경기 고양시 3부 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사연은 더욱 아쉽다. 정 감독은 “BC리그에서는 주전 포수를 보던 경찰관이 중요 업무가 생겨 빠지는 바람에 실패했고, 고양시 리그에서는 우승을 해 놓고 대회 요강을 잘못 이해한 바람에 선수 출전에 문제가 생겨 몰수패를 당했다”고 말했다.

은평서 야구단은 40대 초ㆍ중반이 주축이 된 25명의 경찰관들로 꾸려져 있다. 경찰서 야구단의 최대 장점은 직업의 특수성이 몸에 배인 조직력과 남다른 운동 신경. 주장을 맡고 있는 교통 시설과 양쌍철(41) 경사는 “다른 사회인 팀보다 일사불란하고 민첩하게 움직여 순간 대처 능력이 뛰어 나다”고 말했다. 팀 회장인 형사과 김병국(44) 경위는 강력반 형사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태권도 사범까지 지내는 등 각종 무술 유단자로 운동 신경이 탁월하다. 은평서 야구단의 인기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지난 겨울에는 서울 기동대 소속의 안태성(30) 순경이 정 감독에게 직접 찾아 와 ‘사사’를 요청해 지금은 팀의 일원이 됐다.

물론 고된 점도 있다. 여타 사회인 야구 선수들보다 불규칙한 업무 시간 때문이다. 갑자기 관내에 비상이 걸리거나 담당 사건이 터지기라도 하면 경기 도중이라도 짐을 싸야 한다. 밤샘 근무 다음날 훈련 때는 장비를 잊고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은평서 야구단은 봉황기 사회인야구대회에서 예선 통과를 목표로 잡고 있다. 정 감독은 “야구를 하고 싶어도 장소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침 한국일보를 통해 대회 공고를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은평서 팀은 없는 시간을 쪼개고,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 야구를 즐기는 진짜 야구인들”이라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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