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꼭 맞는 영어 그림책을 골랐다면 다음은 책을 읽어 줄 차례다. 아이에게 영어 그림책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주고 싶다면 책을 읽어 주기 전에 엄마가 미리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오디오 CD나 테이프가 함께 있을 경우, 들으면서 정확한 발음 연습을 해보고 내용도 자세히 살펴본다. 이때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좋지 않은 발음을 아이가 배우게 될까 봐 걱정하는데, 아이들은 원어민의 목소리보다 엄마나 아빠의 친근한 목소리를 더 좋아하고, 추후 책의 내용에 익숙해진 뒤 오디오 CD나 테이프를 들려주어도 발음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 읽어주기에 앞서 표지의 그림과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의 책일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내용 이해가 쉽다. 아이의 영어 수준에 따라 우리말로 이야기해도 좋고 영어를 섞어서 해도 좋다. 이때 아이가 영어를 얼마나 알아듣는지 보다 그 책을 읽고 싶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라는 책의 표지를 봤다면 "어, 이게 뭐지? 고양이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네! The cat plays the fiddle. 제목이 The Cat and the Fiddle이네. 지난번에 유치원에서 음악회 할 때 바이올린 봤지? 그때 누가 연주했더라? Who played the fiddle? 이 책에서는 누가 무슨 악기를 연주하는지 볼까?"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아이의 경험과 연결시켜 책 속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 수 있다.
처음 본문으로 들어가면 영어 문장을 그대로 읽기보다는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해 본다.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아이의 생각을 물어 보며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한번 책을 훑고 나서 아이가 재미있어 하면 이번에는 본문의 영어 문장을 읽어 준다. 먼저 우리말로 전체적인 상황 설명을 해준 다음 중요 단어나 문장만 이야기하다가 아이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으면 본문의 영어 문장을 더 많이 읽어 준다. 아이의 반응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아이의 눈빛이나 제스처 등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최대한 실감 나게 읽어 주는 것도 내용 이해를 돕는다. 모르는 단어라도 실감 나는 목소리를 통해 의미 파악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했는데도 아이가 무슨 뜻인지 물어 볼 때는 한 문장씩 해석해 주지 말고, 우리말로 상황 설명을 해 줌으로써 아이가 자연스럽게 해당 문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책을 읽은 후에는 책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본다. 이때 아이가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읽기 시험문제를 내듯이 질문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를 읽고 난 뒤라면 "이 책 읽고 나니까 느낌이 어때? 이 원숭이들은 성격이 어떤 것 같아? 진짜 원숭이들은 성격이 어떨까? 이번 주말에 동물원 갈까?"라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때도 한국어와 영어의 비중을 아이의 수준에 따라 조절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