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맡은 지 벌써 38년이 지났다. 우승컵만 47개를 쓸어 담았다. 통산 전적 1,181승474무390패. 승률은 57.75%. 세계 최고의 축구 사령탑인 알렉스 퍼거슨(7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의 프로필이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가 1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0~11시즌 정규리그 37라운드 블랙번 로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 시즌 22승11무4패(승점 77)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리그 통산 19번째 우승을 달성한 맨유는 라이벌 리버풀(18회)를 제치고 최다 우승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퍼거슨 감독은 “최고의 날이다. 감독 부임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12번 우승을 한 것은 나 조차 믿을 수 없는 기록이다. 선수단 모두가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기뻐했다.
47번째 우승 트로피
1941년 12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퍼거슨 감독은 16세에 축구에 입문해 17년 동안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57년부터 74년까지 317경기를 뛰면서 170골. 선수생활은 비교적 평범하게 마쳤다.
74년 32세의 나이로 이스트 스털링셔(스코틀랜드) 감독직에 오르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퍼거슨 감독은 세인트 미렌(1974~78년)에서 첫 우승을 만들어낸 뒤 애버딘(1978~86년)에서는 10번이나 정상을 차지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알린 퍼거슨 감독은 86년 11월 맨유와 계약하며 잉글랜드로 입성했다. 당시 맨유는 리그 우승이 7번에 불과할 정도로 리버풀(16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89~90시즌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92~9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맨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특히 98~99시즌에는 잉글랜드 축구 사상 최초로 트레블(정규리그ㆍFA컵ㆍUEFA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했고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우승(99∼2001년)을 일궈내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시즌 우승으로 리그 12회, FA컵 5회, 리그컵 4회, 커뮤니티 실드 9회,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등 맨유에서만 25년 동안 36회라는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퍼거슨 감독은 29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개인 통산 4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다혈질과 카리스마, 그리고 뛰어난 안목
퍼거슨 감독은 다혈질로 유명하다. 그의 동생 마틴 퍼거슨은 우스갯소리로 “빈집에 형 혼자 있어도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고 말할 정도다.
퍼거슨 감독의 불 같은 성격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들었다.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은 “퍼거슨 감독은 맞서서 말하기도 어려운 매우 공포스러운 인물이다. 감독실에 갈 때 입술이 떨린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 베컴과 게리 네빌,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루이스 나니 등 끊임없이 유망주를 발굴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퍼거슨 감독은 “80년대는 리버풀의 시대였지만 지금은 우리의 시대다. 우리는 어떤 도전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우리는 다음 시즌 더 강해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퇴설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일축했다. “아직까지는 문제 없다(I feel
good).”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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