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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남자' 마지막 퇴근/ 22년 재임한 데일리 美시카고 시장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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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남자' 마지막 퇴근/ 22년 재임한 데일리 美시카고 시장 퇴임…

입력
2011.05.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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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미국 시카고 시장을 지낸 리처드 데일리(69ㆍ사진)가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시청을 떠났다.

시카고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데일리 시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 시카고 데일리센터 5층에 있는 시장실에서 ‘마지막 퇴근’을 했다. 데일리 시장은 시청 직원들의 박수 갈채로 받으며 부인 매기 여사를 비롯, 가족들과 집으로 향했다.

데일리 시장은 1989년 4월 시장에 취임한 뒤 무려 6번의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연임했다. 사실 데일리 시장은 명망높은 정치가문 출신이다.

데일리 시장의 동생 윌리엄 데일리(63)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비서실장일 정도다. 데일리 형제의 선친 리처드 J. 데일리(1902~1976)도 55년부터 21년 8개월간 시카고 시장을 역임하다 76년12월 시장실에서 순직한 바 있다. 1955년 이후 56년의 시카고 역사에서 데일리 부자가 시장을 역임한 기간이 총 44년에 이르는 것. 데일리 시장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역대 시카고 시장 중 가장 위대한 시장”이라며 “아버지가 시카고라는 집을 건설했다면 나는 그 집을 최종 완성하는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데일리 가문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에도 큰 힘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데일리 시장 본인도 시카고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다. 미셸 오바마는 91년 데일리 시장 밑에서 시장 보좌역으로 일한 적도 있다.

그를 절대 권력자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시카고 정치문화의 산물로 보는 견해도 없잖다. 시카고 시의 재정적자가 10억달러(한화 1조원)로 불어난 것도 그가 남긴 숙제이다. 그러나 그가 시카고를 노후한 제조업 도시에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현대적인 문화 관광 도시로 변모시켰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는 게 언론의 보도다. 거리에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고, 밀레니엄 파크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 공간을 만든 것도 공으로 꼽힌다.

특히 그는 9일 시장실 오픈하우스를 열어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찾아온 수백여 명의 시민들을 직접 만났을 정도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장이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데일리는 지난해 9월 7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나는 (시카고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제 가족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닐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일리 시장의 아내는 현재 암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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