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서강대 경영관인 '마테오관'리셉션 홀에서 교수와 제자들 간의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경영학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한 것.
13일 서강대에 따르면 경영학부 교수진 50명 중 41명이 2009년부터 매달 월급에서 3만원씩 떼어내 '서강 경영교수 장학금'을 조성, 지난달 경영학부 학생 6명에게 1인당 12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6명에게 같은 금액의 장학금을 전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가정형편 탓에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이 아이디어를 낸 박영석(51)교수는 "아르바이트 하느라 시간을 뺏기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며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 주셨다"고 말했다. 지급액 120만원은 한 학기 등록금 중 학교본부에서 지원 받은 장학금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교수들의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나머지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른 분들도 아닌 학과 교수님들이 등록금을 보태 주셔서 감사하다" "받은 도움을 학교에 되돌려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는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학부 교수들은 일단 올해 말까지 3년 간 매달 3만원씩 기부하기로 했는데 올해 말 다시 의견을 모아 기부 금액, 기간 등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경영학부 교수들은 각 학부에 배정된 운영비를 절약해 모은 돈으로 지난달 성적우수 학생 50명,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 26명에게 각각 50만원과 100만원씩 학업보조비도 지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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