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버이날 노인부부 자살 2.진화하는 학교 폭력 3.빈 라덴 사살 정당성 논란 4.농협 북한 해킹 5. 여당 비주류의 반란 6.십자가 자살 사건 7.금융감독 부실에 분노한 이명박 대통령 8.갤럭시S2 9.여교사 폭행 파문 10.느리게 잘 살기
어버이날을 전후해 노인과 관련된 암울한 뉴스가 많았다. 치매와 암으로 투병 중이던 노부부가 "함께 사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어버이날에 동반 자살한 소식에 네티즌들은 비탄에 빠졌다. 한 네티즌은 "부모님 모시며 힘이 들더라도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쳐보지만 서민 가장들은 등골 빠지고, 평생 고생하며 자식 키운 부모님들은 당신들 스스로 죄인이 되는 게 현 사회의 모습"이라고 탄식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는 나이든 부모들의 슬픈 초상화가 일부 소수 가정의 비화가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요구가 쇄도했다. "이 나라 복지정책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에 중증 질환을 앓는 가족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파산하는 게 보통 가정의 현실이다. 뭔가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4대강 공사, 주식놀음 하는 공사 직원들 없애고 복지정책 좀 펴라."
50대 남성이 기저귀에 대변을 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인터넷 공간은 충격과 분노로 들끓었다. 패륜을 저지른 50대 아들을 맹비난하며 엄한 처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노인복지 문제를 거론하는 이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부모를 때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1년 365일 24시간 내내 혼자 언제 끝날지 모를 부모 병 수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저 아들도 인간인데 왜 다들 득도한 사람의 도리를 강요할까. 간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소리가 아니다. 돈 없는 서민일 경우 더더욱. 자식뿐 아니라 국가도 노인 질병을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한다", "노인복지 정책이 정말 시급하다. 복지 없는 고령화 사회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은 피하기 어렵다."
한국일보가 '진화하는 학교폭력'기획 시리즈를 보도하자 네티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학내 폭력의 심각성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시리즈에 따르면 집안 환경과 성적 등에 따라 교실 내 계급이 존재하고, 하위 클래스로 분류된 학생들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토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은밀한 사이버 폭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초등학생 간 성폭력과 청소년 범죄를 능가하는 가혹한 폭행 사건도 다반사로 일어났다. 이에 범죄를 저지른 학생은 미성년자라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네티즌 사이에 제기됐지만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만든 교육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서열과 순위만 주입시키고, 인성교육은 없는 야만적 교육이 문제다. 교육개혁이 절실하다" "근본적 문제는 우리나라가 겉으론 법치주의를 외치면서 실제론 권력과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점"이라는 등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한나라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4 ∙27 재보선에서 참패한 여당의 쇄신 바람이라는 언론의 해석이 주를 이뤘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여당 내 비주류에 의한 쇄신의 신호가 아니라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정치 쇼에 속으면 안 된다. 불리해지니까 가면을 쓰는 거다", "무슨 비주류의 반란이냐. 그 밥에 그 나물이지. 비주류, 쇄신파, 소장파는 나을 거라고? 아니다. 지난 3년간 입 다물고 고개 숙이고 있다가 내년 총선이 다가오니 살길 찾는 기회주의자일 뿐"이라는 등 재보선에서 등을 돌렸던 민심은 여당의 변화 기류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쇄신을 했다면, 그에 걸맞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여당의 변화에 기대를 거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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