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불법 반출된 문화재 환수운동을 해온 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북한으로부터 법적 권리를 위임받아 일본에 있는 평양 율리사지 팔각 오층석탑의 환수에 나섰다.
이상근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국장은 "올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을 만나 율리사지 석탑 반환 협상에 관한 법적 권리를 위임 받았다"며 "율리사지 석탑의 소유주인 오쿠라문화재단 산하 슈코칸(集古館) 미술관에 13일 반환 요구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율리사지 석탑은 오쿠라호텔과 오쿠라문화재단을 세운 일본인 실업가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ㆍ1837∼1928 )가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경기도 이천에 있던 향교방 5층석탑과 함께 가져간 것으로, 두 탑 모두 오쿠라호텔 맞은편 슈코칸 뒤뜰에 있다. 이천 5층석탑은 이천 시민들이 2008년부터 환수운동을 벌이고 있다.
율리사지 석탑은 높이 3.86m의 고려시대 팔각 5층탑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현재 남한에 있는 팔각석탑은 경기도 양주의 수종사 5층탑과 강원도 평창의 월정사 9층탑 2개뿐"이라며 "율리사지 석탑은 희귀성, 규모, 조각기법 등으로 볼 때 국보급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13일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두 단체가 13일 오쿠라 슈코칸(大倉集古館)에 서한을 보내 율리사지 석탑을 돌려 받기 위한 소송 등 각종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문화재중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의 승전비인 북관대첩비를 2006년 일본 야스쿠니신사로부터 되돌려 받은 사례가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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