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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도 PF 돈줄 막혀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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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도 PF 돈줄 막혀 꼬인다

입력
2011.05.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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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에서 16억달러 규모의 민자발전소 사업을 모색하던 현대건설은 최근 이를 중도 포기했다. 현대건설의 컨소시엄 파트너인 미국 업체가 진행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분출자 방안도 검토했으나 최근 해외 곳곳에서 대형 사업에 대한 PF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감안, 발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규모를 막론하고 PF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중견 업체는 국내 PF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10위권 이내 대형업체는 해외 PF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국내 10여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나선 90억달러 규모의 터키 고속도로 사업이 PF 문제로 꼬여가고 있다. 입찰(8월)을 3개월 가량 남겨 놓고 있는데도, 20억~30억달러 가량의 PF 자금을 조달키로 한 외국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삼성물산이 오스트리아 업체가 주도하는 경쟁 컨소시엄으로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포스코건설 진영의 와해 우려까지 높아진 상태다.

GS건설도 이집트에서 22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공사를 수주했으나, PF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2개월 가량 지연되고 있다. 발주처의 자금 투입으로 기초 설계와 기초 작업은 시작됐지만, 그 이후 시공 자금을 책임진 PF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한국수출입은행과 외국계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이 12억달러를 대출키로 약정했으나, 이집트 정정 불안 때문에 이 공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확약을 요구하며 지급을 유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바라크 정권 이후 수립될 새로운 정부의 확약이 떨어진 뒤에만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일건설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금융중심가에 42층 규모의 오피스빌딩을 시공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으로 PF에 따른 자금지원이 막히면서 건물 뼈대만 만든 채 방치하고 있다.

프놈펜 인근에 8,000가구 규모로 조성중인 '캄코시티'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경우다. 이 사업은 부산저축은행이 프놈펜에 세운 캄코(CAMKO)뱅크가 PF방식으로 추진해 왔는데, 모회사 몰락으로 향후 사업진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 관게자는 "부산저축은행은 씨엠립 신공항 PF 등 캄보디아에서 다수의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해외 건설 PF도 차질을 겪는 것은 국내 건설업체의 텃밭인 중동의 지역 리스크가 높아진데다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최근 유난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공사 능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국 금융기관의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도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부 PF관련 사업의 경우 중도 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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