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라남도의 한 경찰관이 생활고 때문에 가게에서 참치 통조림 1개를 훔친 피의자를 조사한 후 참치 통조림 한 상자를 사서 들려 보낸 기사를 너무나 감명 깊게 봤다.” 등으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장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명사와 함께하는 경찰개혁토론회’에서 이 같은 공감치안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공감(empathy)은 영어 철자가 동정(sympathy)과 유사하지만 그 결과는 매우 다르다며 “걸인에게 동전을 던져주는 동정으로는 걸인의 생활을 바꿀 수 없지만 걸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등을 두들겨주고 손에 동전을 쥐어주는 공감활동은 걸인에게 사회로 복귀할 힘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입장에서 좋은 모습보다는 불법적이고 나쁜 모습이 눈에 띄겠지만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경찰상을 확립해 줄 것도 함께 주문했다. 도로 소통과 국민 안전을 위해 혼잡한 재래시장 인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해야 하지만 시장에서 콩나물이라도 사주면서 단속을 하는 경찰관이 한 명만 있어도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또한 재래시장 중심의 소비활동은 국가 경제를 살리는데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에서 채소를 사면 채소가게 주인은 옆 문구점에서 아이 학용품을 살 것이고 문구점 주인은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경제의 바닥부터 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손을 내밀어 몸을 일으켜주는 경찰관의 모습을 국민들은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도 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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