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스라엘 건국일에 붙인 '나크바(대재앙)의 날'인 15일(현지시간) 시리아 국경 일대와 가자지구, 레바논 등 3곳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 군과 충돌, 최소 14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에서 빼앗은 골란고원에서는 이날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국경을 넘어오다가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아 4명이 숨졌다고 현지 일간지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에서도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위를 벌이던 중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아 1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현지 목격자에 따르면 다수의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경을 넘으려고 하자 이스라엘 군이 이를 막기 위해 발포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군은 또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 모인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해 탱크 포탄 2발과 기관총을 발사해 60여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의료진이 주장했다.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1,000여 명은 이날 이스라엘과의 접경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이들 중 접경선으로 접근하다가 이스라엘 군의 발포로 다친 사람은 대부분 18세 이하의 청소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도 이날 팔레스타인 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도 시위가 벌어져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1948년 5월 이스라엘 건국과 4차례 중동전쟁으로 고향 땅을 잃은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시리아와 레바논, 요르단 등 주변국에서 수십 년째 난민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국가 수립을 선포한 5월 15일을 '대재앙의 날'이라 부르며 매년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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