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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도 '봄 폐렴' 극성… 고위험군 백신 접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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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도 '봄 폐렴' 극성… 고위험군 백신 접종을

입력
2011.05.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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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폐렴'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미확인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6명이 발생해 그 중 1명은 상태가 심각해 폐이식까지 받아,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교차 10도 내외의 변덕스러운 날씨에다 황사 등으로 인해 감기나 독감은 물론 천식 등 호흡기질환이 크게 늘면서 2차 합병증인 폐렴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폐렴은 65세 이상 고령인이나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에게 자칫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호흡기 질환이 유행한 직후부터 한달 정도 뒤까지 폐렴환자가 계속 발생한다"며 "5월 가족단위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기 쉬운데, 그만큼 감염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큰 일교차, 황사 등으로 5월에도 폐렴 극성

대개 겨울이 끝나면 폐렴 등의 질환이 유행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한다. 하지만 4, 5월에 유행하는 폐렴도 겨울 못지 않다. 2005~2009년 5년간 월별 폐렴환자 통계(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겨울철을 지나 2, 3월에 줄어들었던 환자수는 4월이 되면서 급증해 5월까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봄철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황사 등의 영향으로 호흡기질환 발생률이 높고, 이러한 호흡기질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침범하면서 폐점막을 손상하기 때문이다. 폐점막이 손상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기에 세균이 2차적으로 침범하면 폐렴이 된다. 그래서 감기 등 호흡기질환이 유행한 뒤 한달가량 폐렴 환자가 늘어난다.

폐렴은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과 임신부 등에게 치명적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 치료되지만, 고령인은 노화로 인해 폐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한 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입원기간도 15~30일 일반인보다 2배 정도 길며, 사망할 위험도 크다. 2009년 폐렴 사망자의 90%는 65세가 넘는 고령인이다(통계청). 또한 폐렴이 동반된 독감의 경우 독감에만 걸린 환자보다 사망률이 236배나 높았다.

65세 이상이 아니라 할지라도, 담배를 피우거나 만성질환(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간 질환, 당뇨병, 콩팥병, 천식 등)을 앓고 있으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질환자와 흡연자도 폐렴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임신부도 정상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에 쉽게 노출된다. 김종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부가 만삭이 되면 횡격막 활동이 여의치 않고 허리를 구부리기 쉽지 않아 기침을 하기 어렵게 되고, 가래를 잘 뱉지 못하게 된다"며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폐 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바이러스 활동의 온상이 된다"고 말했다.

폐렴구균백신 '가족접종' 필요

폐렴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게 좋다. 외출을 피할 수 없다면, 야외활동 후 반드시 손을 씻는다. 손을 씻을 때에는 비누칠을 한 뒤 적어도 30초 이상 구석구석 마찰하며 씻는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 규칙적 운동은 기본이고, 구강 청결에도 힘써야 한다. 샤워나 목욕 후에는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고령인이나 어린이의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므로 목욕 후 재빨리 물기를 닦는다. 만약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렸다면 폐렴으로 번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치료 받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생활 속 예방뿐 아니라, 고령인 등 고위험군은 미리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한다. 폐렴의 흔한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이고,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국내에서 성인에게 접종되는 폐렴구균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균 중에서 폐렴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23개 폐렴구균항원을 함유하고 있다. 이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만성 질환자에서 65~84%의 예방효과가 있다. 또 폐렴구균백신 접종환자는 접종하지 않은 사람보다 치사율이나 중환자실 입원율이 40%나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교수는 "가족 행사나 야외활동이 많은 5월에 폐렴에 걸리지 않으려면 65세 이상 고령인이나 만성 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폐렴구균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약 유아를 키우고 있고 65세 이상 고령인과 함께 살고 있거나, 흡연하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30~50대도 가족 간 전염을 막기 위해 '가족접종'으로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성인을 위한 폐렴구균 백신으로는 '뉴모23'(사노피아벤티스), '프로디악스23'(MSD)이 있으며, 영유아용으로는 '신플로릭스'(GSK), '프리베타13'(화이자) 등이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50세 이상 고령인은 모두 매년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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