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비준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9월 정기 국회 이전에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손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하지만 협상을 잘못해 손해 볼 수 있는 FTA, 손해 보는 국민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준비 안 된 FTA에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정부가 결코 재협상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쪽 입장만 반영해 새로 (재협상으로) 고침으로써 국익 측면에서 손해가 더 커져가고 있다"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피해산업 및 피해국민의 규모가 한ㆍ유럽연합(EU) FTA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어, 훨씬 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민주당과의 합의 없이 처리하려 할 경우, 강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한ㆍEU FTA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손 대표가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가 당내 비주류의 공격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강경 방침에 따라 한나라당이 한미 FTA를 한ㆍEU FTA처럼 독자적으로 비준 처리할 경우 양측의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에 물리력이 충돌한다면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여야간 합의 정신을 강조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FTA 비준 문제가 여여간, 또는 여야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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