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만삭의 몸으로 금메달 2개를 따내 화제가 됐던 '저격수' 김윤미(29ㆍ서산시청)가 사대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3월8일 '오복이(태명)'를 낳은 김윤미는 출산 후 49일 만에 총을 잡을 정도로 사대가 몹시 그리웠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무려 5개월간 총을 놓았지만 '효자' 오복이 때문인지 '공백기 후유증'이 없었다. 오는 18일부터 경남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리는 '2011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 출전하는 김윤미를 전화통화로 만났다. 태어난 지 65일 된 아기의 울음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이따금 들려왔다.
런던 올림픽 후 제대로 된 산후 조리
대회를 앞둔 김윤미는 훈련에 매진할 때이지만 '오복이' 진현우 때문에 청주 집에 왔다. "월요일에 창원으로 떠난다. 일주일 정도 집에 올 수 없기 때문에 모유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모유 수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 중에도 틈틈이 집에 온다." 지난달에 열린 경호처장기 대회에 출전했던 아기 엄마는 산후 조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아직까지 몸 이곳 저곳이 아프다. 그는 "팔목이 가장 아프다. 대회가 끝난 뒤 아기를 못 안을 정도였다. 며칠간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니 조금 괜찮아졌다"고 털어놓았다.
김윤미는 오복이를 낳고 49일 만에 총을 들었다. 산후조리를 한창 해야 할 때지만 마냥 마음을 놓고 있을 수 없었다. 이틀을 훈련한 뒤 경호처장기에 출전했고, 화약총은 단 하루만 훈련했다. 그런데도 김윤미는 저격수다운 기량을 뽐냈다. 공기권총 380점, 권총 25m 574점을 기록했다. 그는 "화약총은 평균 점수와 비슷했고, 공기권총의 경우 5~6점이 낮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랜 공백에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그는 한화회장배에 대한 자신감이 배가됐다. "애를 낳고 나서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 부담 없이 하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이 나온다. 이번 대회도 욕심을 버리고 할 것이다."
'산후 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이 들어서 고생한다'는 물음에 그는 "둘째 낳고 제대로 하면 괜찮다고 하던데…"라며 환하게 웃었다.
엄마 닮아 집중력 뛰어난 오복이
김윤미는 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하고 나서 "2012 런던 올림픽에는 둘째를 갖고 할까 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도 둘째를 가진 상태에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그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빨리 둘째를 가질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때 아기가 '복덩이'였기 때문에 런던 올림픽에도 애기를 가진 채 출전해도 문제 없을 것 같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임신 사실을 숨기고 화약총까지 도전할까 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윤미가 '임신이 올림픽의 장애물은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 이유는 오복이의 '효자' 기질 때문. 아기를 보느라 하루에 3시간 밖에 자지 못하지만 오복이는 엄마에게 틈틈이 개인 훈련을 할 시간을 준다. 김윤미는 "오복이가 순한 편이라 이미지 트레이닝 훈련을 3~4분 하루 5, 6차례 정도 한다. 그리고 시어머니에게 잠깐 맡겨두고 인근 학교에서 실탄을 쏘는 연습도 한다"고 고마워했다.
오복이는 벌써부터'엄마를 닮아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오복이는 아시안게임에서 엄마의 경기 시간에 태동을 하지 않아 금메달 획득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바 있다. 김윤미는 "50일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기사가 '이렇게 집중력이 뛰어난 아기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복이와 마찬가지로 둘째도 효자 혹은 효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복이의 집중력이 빼어나다는 이유로 '2대 사격 국가대표' 탄생이 기대됐다. 이에 대해 김윤미는 "아들은 사격시킬 마음이 없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딸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를 낳고 책임감이 부쩍 커졌다는 그는 "이제는 런던 올림픽이 목표다. 대회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 올림픽 메달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김윤미는
생년월일 1982년 4월23일
신체조건 158㎝, 63㎏
출신교 의림여중-제천상업고-주성대
소속 서산시청
혈액형 A형
취미 십자수
주요경력
2007 아시아선수권 10m 공기권총 단체 2위
2008 한화회장배 일반부 10m 공기권총 1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 2관왕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