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처음으로 정부와 대학본부가 추진 중인 법인화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강성춘 교수 등 서울대 교수 150명은 11일 "법인화가 사회적으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길과는 점점 더 동떨어진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원점에서부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화교수협의회와 노조,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법인화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법인화 반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지만 100명이 넘는 교수들이 한꺼번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재 서울대 전체 교수 수는 2,000여명이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고등교육기관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자율성과 민주성 공공성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며 "연이어 벌어진 비극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카이스트의 실상은 서울대 법인화가 초래할 문제를 앞서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법인화 이후 대학 운영 체제의 문제점을 3가지 지적했다. 법인화 법률과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의 통제가 강화되고, 교수들의 대의기구인 평의원회의 역할이 축소되며 1987년 6월 항쟁의 성과물인 총학장 직선제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법인화 공동대책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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