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총무과장로 재직하던 2003년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돈봉투를 받았다 뒤늦게 돌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돈을 건넨 직원은 석 달 뒤에 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다음날 돌려줬다”고 반박했다.
고용부 등에 따르면 당시 노동부 총무과 민원실 별정직 6급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이 후보자가 노동부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던 2003년 7월 경기 안양시의 이 후보자 아파트를 찾아가 이 후보자 부인에게 현금 1,000만원 가량이 든 봉투와 고급화장품 등을 건넸다. 당시 김씨는 공석이던 민원실장(5급)으로 승진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고 김씨는 그 해 말 정년 퇴직했다. 김씨는 일부 언론에 “(돈을 건넨 지) 서너 달 뒤 과천 노동부 청사의 총무과장실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11일 “당시 아내로부터 ‘과장님 보실 자료’라고 쓰인 밀봉된 봉투를 건네 받았으나 봉투를 뜯어보지도 않았고 다음날 김씨가 근무하는 노동부 민원실을 찾아가 ‘인사청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질책한 뒤 돈을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봉투를 열어보지 않고 어떻게 돈이 들어있는지를 알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김씨가 다른 경로로도 승진청탁을 한 사람인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밀봉된 상태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김씨와 함께 민원실에서 근무했던 고용부의 한 직원은 “당시 과장님이 4층 과장실에서 1층 민원실로 내려와 김씨에게 “어제 우리 집에 왔다면서요?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꾸짖으며 봉투를 절반으로 접어 김씨에게 집어 던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씨가 건넨 돈의 액수가 1,000만원보다 적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김씨와 함께 근무했던 고용부의 다른 관계자는 “돈을 돌려받은 당일 김씨가 나에게 봉투를 보여주며 ‘몇 백만원을 주었다가 돌려받았다’며 강하게 과장님을 힐난했던 기억이 난다. 봉투는 1,000만원이 들어갈 정도로 두껍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와는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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