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해외 천연가스 판매권을 따냈다고 속인 뒤 투자자들에게 6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사기단 총책 강모(71)씨를 구속하고 공범 김모(58)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08년 7월 해외투자법인 A글로벌을 설립한 강씨는 “미국 텍사스주 레드락사가 생산하는 천연가스의 국내 판매수익금 75%를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액의 2~3배 이윤을 남겨주겠다”고 투자자를 끌어 모은 뒤, 2009년 3~9월 지모(58)씨 등 10명으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수 차례에 걸쳐 6억원을 받은 혐의다. 강씨는 실체가 없는 미국 원유수송업체 MII사와 10% 싼 수입가격으로 독점공급 받는 사업을 진행 중인 것처럼 꾸며 수익금을 나줘 갖는 조건으로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조사결과 강씨는 사업에 의심을 품은 지씨가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필리핀 광업협회’에서 투자한 것이라며 미국 JP모건사 발행 표시 액면가 5,000만달러(620억원 상당)의 위조수표를 보여줘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해외체류 중인 수표 위조책 이모(69)씨에게 위조수표와 위조영문보증서를 만들게 했고 국제화물운송업체를 통해 국내 시중은행의 지인에게 보내게 한 뒤 우편물을 대리수령 할 때 피해자에게 보여줘 정상 발행된 것처럼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피해자들은 빚까지 내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지명수배 중인 수표 위조책 이씨가 2000년 출국한 뒤 필리핀에 있는 사실을 확인, 인터폴 및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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