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의 급성폐렴이 임산부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임신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확산 가능성이 낮다며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10일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전문가 브리핑을 바탕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브리핑에는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고윤석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장), 오명돈 서울대의대(내과) 교수가 참여했다.
-어떤 증상인가.
"환자들은 초기에 기침, 가래,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을 호소했는데 입원 후 7~10일 사이에 급속하게 폐손상으로 진행됐다."
-원인은 어느 정도 파악됐나.
"특정할 수 없다. 환자가 8명이지만 2명에게만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 바이러스들이 우연히 발견된 것인지 폐와 기도에 침입하려 한 것이지 단정짓기 어렵다. 현 단계에서는 바이러스가 급성 폐렴의 원인이라고 할 만한 학술적 근거는 없다."
-과거에는 이런 사례가 없었나.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의 경우 1년에 한두 차례 보고되는 정도다. 이번에는 2개월 사이에 전국에서 집중적으로 환자가 모였다. 이번 폐렴이 우리가 알고 있는 증상의 변형된 형태인지 새로운 호흡기 증상인지 판단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
-치료는 불가능한가.
"계속 진행되는 경우 폐 이식을 해야 한다. 8명의 환자 중 증상이 악화돼 폐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도 있다. 그러나 회복한 경우도 있다."
-임산부에게 이 증상이 집중되는 이유는.
"여러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임산부들이 아이들과 가까이 있으므로 아이들의 바이러스 감염이 엄마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주목해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산모보다 더 약한 사람들이 폐렴을 앓은 경우는 없었다. 외국의 논문에 따르면 분만 1,000건당 폐렴환자가 1.51명 가량 발생한다. 산모라고 해서 폐렴에 대한 리스크가 더 크지 않다는 의미다. 폐렴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30%다. 산모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화 교수는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임산부는 정상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며, 만삭의 임산부일수록 면역력은 더 떨어진다. 만삭이 되면 횡경막 활동이 여의치 않고 허리를 구부리기도 쉽지 않아 기침을 하기가 어렵고 가래를 잘 뱉지 못하게 되는데,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바이러스 활동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본보 10일자 9면).
-특정한 병원으로 일시에 환자들이 모인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환자들은 모두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다가 옮겨왔는데 병원측은 상대적으로 중환자실이 대형이고 잘 운영되고 있어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플루처럼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나.
"매우 희박하다. 환자 8명의 발병장소가 다 다르고 이 환자들이 생활하는 가정, 학교, 회사 등에서 동시에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들은 대부분 3월에 발병해서 4월에 입원했는데, 만일 전염병이라면 4월에 더 발병자가 늘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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