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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위탄'의 멘토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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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위탄'의 멘토 김태원

입력
2011.05.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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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위대한 탄생> 은 케이블 TV의 서바이벌 가수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를 베낀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멘토의 도입이다. 아류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가 끝까지 인기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위대한 탄생> 의 멘토-멘티제는 분명 색달랐다. 선택부터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이었다. 심사위원을 겸하고 있는 5명의 가수와 작곡가가 먼저 멘티를 지명하지만, 멘토 자청자가 둘 이상일 때는 후보자가 멘토를 선택했다. 형식적 관계가 아닌 상호 존중과 사랑의 인간관계로 출발할 수 있었다.

■ 때문에 멘토와 멘티는 쉽게 하나가 됐다. 단순히 노래를 훈련시키는 스승과 제자를 넘어 인간적 아픔이나 슬픔까지도 함께 나누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멘토들까지 어느새 도전자가 됐다. 멘티의 장점과 변화를 위해 선곡을 고민하고 연습을 게을리하면 속상해했다. 심사위원이라는 냉정한 자리에서도 마음 졸이고, 침통해하고, 기뻐하는 멘토로서의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 욕심이 때론 상대를 인색하게 평가해 오디션이 가진 경쟁의'공정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지만, 경쟁무대에 올라간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솔직한 심경으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도 많다.

■ <위대한 탄생> 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물론 공정성이다. 모든 배경이나 기득권을 배제한 기회균등과 공정한 경쟁과 평가. 그것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는 <슈퍼스타k> 에 대한 열광과, 재도전으로 룰을 깬 MBC <나는 가수다> 에 대한 분노가 증명했다. 그렇다고 그것만이 지고의 선(善)일까. <위대한 탄생> 을 보면 그게 아닌 모양이다. 노래만 잘 하는'신인 가수'가 아니라, 노래와 함께 인간적 스토리까지 가진'감동의 스타'를 원한다.'외인부대'로 불리는 김태원의 멘티 3명과 캐나다의 셰인에 대한 지지가 증거가 아닐까.

■ 누구보다 굴곡 많은 삶을 살았기에 가수 김태원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그들(멘티 3명)의 마음 속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의 약점까지도 기꺼이 사랑하면서, 끝없는 용기와 칭찬으로 잠자고 있던 재능과 변신을 이끌어 냈다. 백청강에게"지쳐 보이는 것조차도 아름답다"고, 손진영에게는 "왜 너를 발탁했는지 떨어지면 말해줄게"라고 말할 수 있었다. 멘토는 많다. 학교, 기업, 교회, 경찰, 군대에도 있다. 대통령에게도 있다. 말로만 멘토, 스승이라고 하지 말고 <위대한 탄생> 이 낳은'위대한 멘토'김태원처럼 한번 해 보라.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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