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야구 저변이 가장 탄탄하다는 일본은 전일본아마추어야구연맹(BFG)에 등록된 선수출신 사회인팀만 354개다. 이들은 과거 우리 실업 야구와 같은 수준인 '특별부'다. 단순히 야구를 즐기는 순수 아마추어 모임인 6부 레벨까지 합치면 일본 쿠사야큐(사회인야구)팀은 관련 사이트에 공식 등록된 팀만 4,800여 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사설리그 개념인 비공인 사회인팀까지 합치면 2만개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들어 사회인야구가 활성화되면서 전국 야구동호인 40만명에 1만 여개의 팀이 생길 정도로 급성장했다. 취미 삼아 즐기는 '동네야구'팀도 약 3,000개가 넘는다. 국민생활체육회 전국야구연합회에 등록된 팀은 16개 시도연합회와 77개 시ㆍ군ㆍ구연합회 산하에 약 5,215개 클럽이 있다. 이 외에도 지역별, 직업별 동호인팀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엘리트 야구선수 출신의 사회인야구팀은 1부 리그에 편재돼 있고, 나머지는 순수 동호인팀이라 할 수 있다.
사회인 야구가 이처럼 겉으로는 화려한 듯 보이지만 저변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일본엔 공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만 총 546개다. 반면 한국은 전국을 통틀어 140여 개에 불과하다. 야구장 1개당 70여 개 팀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구장 확보는 쉽지 않다. 학교는 빌려주는데 인색하고, 리그에 가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축구장과 비교해보면 더욱 심각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 1만5,179개 공공체육시설 중 야구장은 77개에 불과한 반면 축구장은 607개에 달한다. 2009년 한 해 동안 야구장이 13개 증가한 데 반해 축구장은 4배에 가까운 49개가 늘어났다.
매년 10~20여 개의 야구장이 리모델링 또는 신축되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클럽 야구팀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 중인 고교야구 주말리그제로 주말 야구장 사용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 1군 9개팀이 8개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생활체육 5,000여개 팀이 쓸 수 있는 구장은 고작 53개에 그친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은 10일 "야구를 하고 싶어도 야구장이 없다는 현실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축구장 겸용 야구장을 건립한다든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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