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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 초조대장경 1000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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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 초조대장경 1000년 특별전

입력
2011.05.1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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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데 모은 불교 경전 총서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대장경 제작은 문화 역량을 집약한 국가 프로젝트로 당대 불교 사상과 인쇄 기술의 정수다.

한국의 대장경은 지금으로부터 꼭 1,000년 전인 1011년(고려 현종 2년) 목판에 새기기 시작해 1087년 완성한 것이 처음이다. 이를 초조대장경이라 부른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초조대장경이 몽골의 2차 침입기인 1232년 불타 없어지자 1230~51년 다시 만든 것이다.

고려 초조대장경의 목판은 소실됐지만 그것으로 찍은 두루마리 인쇄물은 일본과 국내에 남아 있다. 일본에는 임제종 사찰 난젠지(南禪寺)에 1869권, 쓰시마(對馬島) 역사민속자료관에 600권이 있다. 일본은 조선에 사신을 보낼 때마다 대장경을 달라고 요청해서 받아갔다. 국내본은 249권이 있는데 성암고서박물관에 90권, 호림박물관에 89권으로 가장 많다.

호림박물관은 초조대장경 판각을 시작한 지 1,000년을 기려 ‘천년의 기다림_초조대장경’ 특별전을 연다. 이 박물관이 갖고 있는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 사경(寫經)대장경, 사찰간행본, 외국 대장경 등 100여점을 신사동 분관(18일~8월 31일)과 신림동 본관(30일~9월 30일)에서 전시한다.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국보266호)을 비롯한 국보 4점, 은색의 화려한 꽃무늬 표지에 금색으로 제목을 박은 상지은니대반야바라밀다경(보물1101호) 등 보물 12점이 포함돼 있다. 초조대장경은 다른 기관 전시에서 한두 점 선보인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로 전시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것 중 하나는 사찰에서 간행한 불경에 들어간 변상도(變相圖ㆍ불경의 내용이나 교리를 알기 쉽게 표현한 그림) 판화다. 목판에 새겨 찍은 변상도는 고려의 빼어난 인쇄 기술을 보여줄 뿐 아니라 당시 사회상과 문화, 고려인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변상도에 담긴 부처님 세계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거기 등장하는 건축물과 복식을 찬찬히 살펴보면 1,000년 전 고려가 더 가깝게 느껴질 터이다.

‘천년의 기다림’은 고려 종이의 우수함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알아주던 최고 품질답게 변색이나 훼손이 없이 깨끗하고 아름답다. 중국인들은“고려의 닥종이는 빛깔이 희고 사랑스러워 백추지(百錘紙)라 부른다” “고려 종이는 빛깔은 능라비단같이 희고 질기기는 비단과 같은데 글자를 쓰면 먹물을 잘 빨아들여 소중히 여긴다. 이는 중국에도 없는 귀한 물건이다”라고 기록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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