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특급 에이스의 숨막히는 투수전이 비가 흩뿌린 광주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10일 광주에서 열린 KIA-두산전에는 '대한민국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25ㆍKIA)과 두산의 '우승 청부사' 더스틴 니퍼트(30)가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니퍼트는 4승에 평균자책점 2.04로 거칠 것 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윤석민(2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46)도 초반 부진을 딛고 2연승 중이었다.
가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라 투수들의 경우 손끝에 감기는 공의 느낌이 평소보다 훨씬 좋을 터. 경기는 예상대로 박빙의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KIA의 1회말 1득점을 제외하고는 타자들의 숨통을 죄는 '0'의 행진이 6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윤석민과 니퍼트가 둘 다 웃을 수는 없는 법. 승리는 단 1점의 득점 지원을 등에 업은 윤석민의 차지였다. 윤석민은 7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용병투수로 꼽히는 니퍼트(6이닝 4피안타 5 4사구 7탈삼진 1실점)와의 '빅뱅'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으로 시즌 3승(1패1세이브)째. 16이닝 연속 무자책점 기록을 이어가면서 평균자책점도 처음으로 3점대(3.77)로 끌어내렸다.
117개의 공을 던진 윤석민은 최고 구속 151㎞의 직구(53개)와 142㎞까지 나온 슬라이더(44개)가 건드리기 힘들 만큼 칼날 같았다. 볼넷이 많았지만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병살타 2개를 엮는 동안 2루를 허용한 것도 단 한번뿐이었다.
경기 후 윤석민은 "원하는 대로 모두 잘 들어갔다. 카운트를 잡을 땐 커브를, 결정구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팀 3연승과 개인 3연승을 함께 거둬 기쁘다"고 했다. 조범현 KIA 감독도 "윤석민이 에이스답게 완벽한 피칭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승 뒤 첫 패배를 떠안은 니퍼트는 평균자책점을 1.96으로 떨어뜨린 데 만족해야 했다.
KIA(15승16패)는 팀 통산 1만6,000득점(2호)을 달성하면서 시즌 첫 3연승을 내달렸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SK를 2-1로 꺾었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는 5회말 결승 솔로 홈런(7호)을 쏘아올렸고,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으로 단독 1위(11세이브)를 지켰다. 선두 SK는 시즌 첫 3연패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LG가 7회 박경수의 그랜드 슬램(개인 3호 및 시즌 5호)을 앞세워 한화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한 LG는 한화전 7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4번 최진행이 데뷔 첫 한 경기 3홈런을 날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불펜이 또 무너지며 무릎을 끓었다.
부산에서도 롯데가 9회말 1사 만루에서 2번 황재균이 넥센 철벽 마무리 송신영으로부터 끝내기 좌전 안타를 터트리며 4-3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이달 들어 6승2패의 상승세.
광주=양준호기자 pires@hk.co.kr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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