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앞으로 당 운영을 맡게 될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8일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안 대표는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이라며 "국민소통과 설득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줄 것을 퇴임하면서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에게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계속 건의해 왔다"면서 "국민 소통과 설득이 부족한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대통령이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큰 공적"이라며 "월급도 한푼 받지 않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은 대통령은 역사상 한 분도 없었고 그런 부분에서 훌륭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정부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정부와 당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당정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조율해 왔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한 적이 없고, 청와대가 하자고 해서 그대로 따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정부의 정무적 기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라며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부가 고집만 부리며 당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는데 이런 것은 앞으로 크게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템플스테이, 보육예산 삭감 문제 등을 거론한 뒤 "한나라당이 민심의 소리를 듣고 요구한 것까지 정부가 깎는 것은 견딜 수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당의 말을 들어주기 바라며, 그렇게 안 하면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정부의 독주로 끝나 한나라당은 다음 선거에서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청와대에 대해서도 "청와대도 마찬가지"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등 큰 공적도 있지만, 국민과의 소통이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황 신임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안 대표가 국민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전한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가 문제가 있다면 원내대표로서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정청 관계와 관련 "정부가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와 청와대가 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도 정부에 대해 "저축은행 사태나 동남권 신공항 문제 등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정부는 신뢰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