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월 16일부터 기관이 수익률 1위상승장서 주도주 집중… 조정장선 선제적 대응
기관 투자가가 외국인보다 조정장에서 방어는 잘하고, 강세장에선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개인투자자에게 "외국인을 따라 하라"고 조언 하지만, 실제 강자는 기관이었던 것. 정보가 부족해 마땅한 투자처를 고르지 못하겠다면 기관의 움직임을 잘 살펴본 뒤 투자 시기와 종목을 선택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관, 강세장에서 수익률 강자
일본 대지진(3월11일) 직후 코스피지수가 주춤하나 싶더니 그 달 16일부터 5월초까지 거침없이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2,228.96)를 찍은 뒤 지난 주말 조정을 받았으나, 연말까지 추세적 상승세를 예상하는 게 시장의 대체적 분석이다.
그렇다면 최근 상승랠리에서 각 주체별 성적표는 어땠을까.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16일~5월4일까지 기관, 외국인,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이 27.81%로 외국인(12.67%)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개인은 평균 수익률이 4.83%에 불과했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37% 상승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장기 성과를 내려고 '시장을 산다'는 개념으로 접근, 업종별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한다"며 "수익률이 대체로 코스피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관은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선별적으로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IT(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금융(KB금융, 신한지주), 철강금속(포스코), 운송장비(현대중공업), 서비스업(NHN), 전기가스 등으로 다양했다. 반면 기관은 강세장을 주도한 운송장비(현대차,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업종에 집중 투자했다. 이들은 모두 자동차와 화학만 크게 올랐던 최근의 차별화 장세에서 3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린 종목들이다.
기관, 조정장에선 방어의 달인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8.6%나 급락하면서 50일만에 100달러 밑으로(99.80달러) 떨어졌다. 이 여파로 6일 국내 증시의 해운과 항공업종은 주가가 상승한 반면 정유와 화학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놀라운 건 기관이 미리 예상한 듯 2~4일 순매도 상위 종목에 정유와 화학 업종을 대거 포함시켰다는 것. 기관은 OCI는 961억원(순매도 2위ㆍ수익률 -10.94%), GS(3위ㆍ-1.90%)는 893억원, 에쓰오일(7위ㆍ-8.15%)은 729억원, 한화케미칼(10위ㆍ-2.62%)은 556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대신 관심권 밖이던 대한항공(순매수 3위ㆍ5.80%)는 1,161억원, 한진해운(7위ㆍ11.85%)은 459억원을 사들였다. 이 덕분에 기관은 이 기간 중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4.83%로 끌어올리면서 코스피지수(-2.16%)는 물론 외국인(1.93%)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주부터 은 값이 떨어지는 등 원유와 원자재 모두 폭락 조짐을 보였다"며 "기관이 흐름을 먼저 읽고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도 "기관은 기업의 펀더멘탈 및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종목을 고르므로 이들이 매매하는 종목을 토대로 정보를 모아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매일매일 기관 움직임을 추종하는 것보다는 추세적 흐름을 타는 게 중요하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전략팀장은 "분기마다 새로운 투자전략을 짜는 기관 특성상 매 분기 첫 2주~4주에 투자하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하며, 투신권이나 연기금 자금이 함께 들어온 종목이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관계자는 "5월 이후 기관은 자동차와 화학업종 비중을 줄이고 IT와 은행, 건설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소외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개인들도 (자동차, 화학) 물량을 넘겨 받기 보다는 은행과 IT 업종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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