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반미 세력의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미국과 동맹국, 친미 성향 아랍국 정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반군 세력인 탈레반은 7일 오후(현지시간) 남부 중심지 칸다하르주 곳곳의 정부 시설물을 공격해 2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로켓추진 수류탄 등을 동원해 주지사 사무실과 경찰서 등을 6차례 공격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들의 보복 행위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됐다"며 탈레반을 비난했다. 반면 탈레반은 "이번 작전은 3주 전부터 계획됐고, 봄철 공격의 시작일 뿐"이라며 이날 공격이 빈 라덴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은 하루 앞서 "빈 라덴의 죽음은 외국군과 정부군을 상대로 한 싸움에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며 그의 죽음으로 미국이 한층 더 깊어진 아프간 수렁에서 헤매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탈레반 대변인 타리크 가즈니왈은 "이슬람은 세이크(지도자) 빈 라덴의 죽음을 순교라고 믿는다"며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낸 나라들이 "그의 죽음으로 낙천주의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이끄는 국제안보지원군(ISAF) 13만명이 주둔하고 있고, 그 가운데 3분의 2는 미군이다.
이라크 내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외무장관은 7일 "알카에다는 아직 존재하며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6일엔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도시 바쿠바의 환전소 두 곳에 무장강도가 침입, 6명을 살해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났다.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라크 관리는 "알 카에다와 연계된 반군이 활동자금을 위해 저지른 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말리아의 반군단체 알샤바브, 팔레스타인의 강경조직 살라피스트 등은 7일 보복을 다짐하는 시위를 벌였다. 알샤바브 대변인 알리 모하무드 라게는 "우리의 거룩한 지도자를 따라 십자군을 상대로 성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