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입력
2011.05.08 12:00
0 0

비누방울

요즘 들어 퇴근 후나 주말에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아이 뒤를 쫓아다니며 마룻바닥을 닦아야 한다. 얼마 전 놀이동산에 갔다가 버블건을 사준 탓이다. 그 뒤부터 아이가 집에서도 수시로 버블건을 쏘아대는 통에 툭 하면 마룻바닥이 미끌미끌해진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날 선물로 버블건을 나눠줬다. 물 만난 우리 아이, 카우보이라도 되는 듯 며칠째 양손에 버블건 하나씩 들고 번갈아 쏘아댄다. “버블건은 밖에서만 갖고 놀자” 하는 내 말은 버블과 함께 공중에서 허무하게 사라져버린다.

버블건은 비눗물이 담긴 통과 건전지를 끼우고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비누방울이 계속 만들어져 나오는 총 모양 장난감. 얇고 둥근 막 모양의 비눗방울은 두께가 약 1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다.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얇은 막이다. 아이들이 비누방울을 신기해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생겼다가도 금세 터져 없어지고,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 예쁜 색깔을 띠기 때문이지 싶다.

비눗방울 막은 비누분자 층과 물분자 층으로 이뤄져 있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비눗방울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점점 증발해 물분자 층이 얇아진다. 그래서 저절로 터진다. 맑고 건조한 날일수록 빨리 터진다. 비눗방울이 좀더 오래 가게 하고 싶다면 분무기에 물을 담아 공기 중에 뿌리면 된다. 흩어진 물이 비눗방울의 수분 증발을 더디게 하고, 먼지 입자를 붙잡아 떨어뜨린다. 공기가 깨끗한 데서 비눗방울은 더 잘 만들어진다.

비눗방울 막에 빛이 도달하면 비누분자 층과 물분자 층에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반사된다. 굴절됐다 다시 반사되기도 한다. 다양하게 반사된 빛이 만나기 때문에 비눗방울이 여러 색을 띠는 것이다. 스탠드나 가로등 같은 조명 근처에서 만들면 색깔이 더 뚜렷이 보인다. 같은 비눗방울이라도 자세히 보면 아래쪽 색이 더 진하다. 비눗물이 중력 때문에 밑으로 흘러내려 아래쪽 막이 위쪽보다 좀 더 두껍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버블건을 선물하고 나서 가장 난감했던 건 비눗물을 다 썼을 때였다. 물에 대충 주방세제를 풀어 넣어줬는데 비눗방울이 잘 나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버블건의 비눗물은 그냥 비눗물이 아니었다. 화학물질을 넣어 점성을 높였다. 집에서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물과 세제 비율은 2대1에서 3대1 정도가 적당하다. 물은 여러 성분이 섞인 수돗물보단 생수가 낫다. 여기에 약국에서 글리세린을 사다 0.1 비율로 섞어주면 좋다. 화장품의 원료이기도 한 글리세린은 끈기가 있고 수분도 붙잡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