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구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유망주로 각광 받은 공격수 신영록(24ㆍ제주)이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의식 불명 상태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8일 “신영록이 오늘 오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대구 FC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37분 산토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섰으나 경기 종료 직전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했다. 쓰러진 신영록이 심장마비 증세 등을 보이자 경기장에 대기하고 있던 의무요원이 응급 심폐소생 처치를 하고 곧바로 제주한라병원으로 옮겼다.
제주한라병원의 김상훈 대외협력처장은 “심장혈관과 뇌혈관 계통을 검사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며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 바이탈 사인(생명징후·Vital signs)이 정상적인데 의식만 없어 중환자실로 옮겼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뇌에 산소공급이 어느 정도 중단됐었는지가 중요하다”며 정확한 진단 결과는 9일 오후쯤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경기 중에 상대 선수와 심하게 부딪히거나 마찰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슛을 하고 돌아서는 순간 쓰러졌다”며 “수원에서 이적할 때 치른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몹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신영록은 유소년 시절부터‘될 성 부른 떡잎’으로 주목 받았던 유망주다.‘괴물’, ‘탱크’ 같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유명했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충격적이다.
2003년 핀란드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신영록은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서 박주영(26ㆍAS 모나코) 등과 함께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다. 2007년 캐나다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서는 하태균(24ㆍ수원)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이례적으로 청소년 월드컵 본선 2개 대회에 연속 출전하며 3골을 작렬했다. 그만큼 그의 잠재력은 높았다.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영록은 각급 대표팀에서는 주가를 높였지만 소속팀에서는 오랫동안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2003년 입단한 수원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2009년 터키 부르사스포르로 이적했지만 연봉 지급 등의 문제로 지난해 ‘친정’으로 다시 돌아왔고, 2010년 시즌 종료 후 팀 전력 재편 과정에서 제주로 트레이드됐다.
신영록은 올 시즌 골과 도움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정규리그 8경기에 출전하는 등 꾸준히 기회를 얻어 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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