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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성철 디지스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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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성철 디지스트원장

입력
2011.05.0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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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대학, 세계 초일류의 융복합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을 위해 학부과정에 무학과제를 도입하는 등 지역과 국가를 위한 롤모델을 만들겠다.”

신성철(59)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총장은 디지스트가 신생기관으로서 불리한 점이 많지만 ‘전통’이라는 장벽이 없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것임을 피력했다.

신 총장으로부터 무학과제의 의미와 장점, 디지스트의 위상과 정체성, 발전방향과 역할 등을 들어 보았다.

_디지스트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발전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카이스트나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보다 20∼40년 늦게 출발했다. 그대로 따라 해선 어렵다. 특색 있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작지만 강한 대학’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고, 다른 대학과 달리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

_집중적인 육성 분야는.

“뇌과학과 의료로봇, 정보통신융합, 에너지시스템, 신물질과학 5대 분야다.”

_왜 융복합인가.

“신물질과학은 특정 학문만으로 어렵고 물리 화학 재료 등의 학문이 합쳐야 가능하다. 학제복합 내지 다학제로 처음부터 융복합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한다. 21세기 기술혁명은 학문과 학문의 접점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_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나.

“물리 수학 화학 생물 4개 기초과학이 필수다. 학부캠퍼스가 완공될 2014년쯤 학부과정을 개설한다. 학부는 융복합 연구의 기초를 튼튼히 하도록 무학과제를 적용한다. 뇌과학은 기본적으로 생물학이 기반이다. 하지만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려면 물리적 지식, 모델을 세우는 데는 수학적 백그라운드가 튼튼해야 한다.”

_학부생들의 전문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소수정예의 학생을 선발하게 되고, 그들에게는 두루 다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학부생 대부분은 디지스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할 것이라는 전제의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졸업생들은 원칙적으로 ‘과학사’ 한 가지 학위를 받게 될 것이다. 무학과제에 덧붙여 인문사회과학 소양교육과 리더십, 기업가정신, 글로벌리더로서 필요한 외국어, 예술, 태권도 등 체력단련 등 이공계의 단점을 보완할 교육과정을 넣을 생각이다.”

_유학이나 다른 대학원 진학희망자들은 어떻게 하나.

“4학년에 세부분야 심화과정을 개설, 이수한 학생은 물리전공 등의 학위를 수여한다. 선진국 대학은 출신학과보다 이수한 전공을 중시하기 때문에 진학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가동할 학부개설위원회에서 정하게 된다.”

_우수연구원과 교수 확보는.

“이곳(달성군 현풍면)은 30년전 대덕단지처럼 시내버스조차 없는 등 정주여건이 열악하다. 중견 이상 석학급 인재를 유치하기엔 버겁다. 혹할 만한 우수한 연구기반을 제공해 스카우트할 생각이다. 초기 정착 연구비도 충분히 주겠다. 몇 명의 젊은 교수와 별도로 포스트닥(박사후과정) 연구원 선발권도 준다.”

_지역 연고가 전혀 없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올지 말지 6개월여 고민했다. 그 동안 카이스트에서 구축한 많은 것을 포기했다. 한번 결정하면 새로운 상황에 올인한다.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디지스트를 위해 죽을힘을 다하겠다. 총장 부임 후 하루 5시간도 못 잔다. 50분 걸리는 출근시간엔 차 안에서 서류를 보거나 하루 일을 구상한다. 꿈속에서도 디지스트 발전을 생각한다.”

_대구의 보수성과 폐쇄성에 대해 한마디.

“토박이들은 열정과 애향심이 강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외부 인재 유입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특히 서비스 분야의 개선이 시급하다.”

_지역대학과 관계는.

“지역 과학고와 지역대학 학부출신 우수인재들을 다른 지역에 뺏기지 않게 한다. 기존 대학과 직접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다. 지역 대학과 공동으로 다양한 대형프로젝트를 딸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면 카이스트 지스트와 학점 상호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_카이스트 재학생의 잇단 자살로 큰 파문이 일었는데, 과학고 2년만에 졸업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 나이에 1년은 인격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2년생들이 머리가 뛰어나고 샤프하지만 안정성이나 성숙성, 위기관리능력은 굉장히 떨어지는 듯 했다. 예전에도 자살사건은 많았고 대부분 2년 졸업생들이었다. 3년간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_요즘 대학 총장은 세일즈를 위해 몸을 사리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자존심 접을 각오하고 있다. 우수 교원 유치를 위해 천리길도 마다 않겠다. 예산 확보를 위해 지금부터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살다시피 해야 할 것 같다. 신물질 정보통신 (의료)로봇 에너지시스템과 뇌과학의 영문이니셜을 따 ‘미래브레인(MIRE-Brain) 디지스트 도약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각 분야에 내년에 100억원의 예산을 따 낼 계획이다.”

_지역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디지스트발전위원회가 조만간 발족할 것이다. 이를 통해 발전기금 조성 등을 모색할 것이다. 우수한 인재를 공급할 기관이 있으면 기업은 저절로 온다. 디지스트는 대구의 희망이다. 지식기반사회에 부응하지 못해 뒤처진 대구가 도약하도록 지식창조형 인재를 배출하겠다.”

약력

경기고ㆍ서울대 응용물리학과 졸

카이스트 고체물리학과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 재료물리학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카이스트교수ㆍ부총장

현 카이스트석좌교수

현 한국물리학회장

현 디지스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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