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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박찬구 웅진케미칼 대표이사 '경제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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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박찬구 웅진케미칼 대표이사 '경제 심리학'

입력
2011.05.0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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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논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에서도 종종 합리적이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회사 차원에서 합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거나 조직 구성원이 분명히 손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A사 연구소는 몇 년 동안 수행하던 신제품 개발을 중단했다. 관련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니 그 과제를 진행하던 B연구원이 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그 연구원은 그 제품 개발에 참여하기 전 다른 분야에서도 폭 넓은 경험을 한 훌륭한 연구원이다. 연구소장은 개발 중단을 결정하면서 B연구원을 다른 분야의 개발 책임을 맡기려고 했다. 이런 연구소장의 승진 제안에도 B연구원은 퇴직을 고집한다. 왜 그랬을까.

의 저자 댄 앨리어리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X그룹의 실험 참여자들에게 레고로 어려운 인형을 하나 만들 때마다 몇 십 센트의 돈을 대가로 주고, 지루해서 더 이상 만드는 것을 포기할 때까지 인형을 만들도록 했다.

Y그룹도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금액의 보수를 줬는데 차이가 있었다. 레고 블럭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실험 참여자가 만든 인형을 만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다시 분해해서 새로운 인형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단순하고 보수도 형편없는 일이었지만 방금 만든 레고 인형이 분해되는 모습을 보는 실험 참여자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결론은 X그룹에 비해 Y그룹이 만든 레고 인형의 수는 현저히 적었다.

이처럼 단순 작업으로 만든 레고 인형이 분해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사기가 떨어지는데 몇 년 동안 진행한 제품 개발이 중단된다고 할 때 해당 연구원이 회사를 떠날 결심까지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사원 시절 공들여 만든 보고서를 상관이 보고를 받고 그 자리에서 다시 돌려 줬을 때 섭섭함을 느꼈다. '내용은 모두 파악하셨고, 다시 읽을 일이 없으실 것 같으니 다시 주시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럼 내가 보고서를 공들여 만들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있었다. 임원이 된 이후에는 가능하면 한 번 받은 보고서는 다시 읽어 볼 일이 없을 것 같아도 그 자리에서 돌려 주지 않고 한 동안 보관하다가 폐기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이 책은 인센티브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일하는 즐거움은 무엇인지, 왜 자기가 만든 것을 과대평가 하는지, 왜 내 아이디어에 집착하는지 등의 조직과 일상에서 벌어지는 인간 행동의 진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실험을 통해 그 진실을 입증해 보여 공감을 이끌어 낸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일하는 관리자와 경영자가 꼭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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