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고은
"지금 당장 쓴 시다. 이 시도 내일은 어제 쓴 시이니 어디로 사라지고 없어져 내일은 내일 쓴 시가 가장 좋다"가장 애착이 가는 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시인의 답이다. 20세 젊은 나이에 입산해 10년간의 승려 생활, 이후 환속해 시인의 길을 걷고, 재야운동가로 활동.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총 30권 4,001편의 시를 쓰고, 5600명에 이르는 인물을 그려낸 연작 시집 만인보를 발표, 노벨문학상 후보에 단골로 오르는 문인. 이번 달 말 새로운 시집 출간을 준비 중인 고은 시인을 경기 안성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만나 삶과 문학에 대해 물었다.
"충분히 준비된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으나 항상 처음 받는 질문으로 생각하기에 어찌 대답할지 모르겠다. 내 문학의 길이 어딘가를 뚜렷하게 알고 가는 것보다는 이 길이 모르고 가는 길, 미지의 길을 가고 있다고만 내 자신을 깨닫고 있다. 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우리 시대의 아픔, 하늘에 떠 있는 별에 물어봐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학은 삶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삶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다른 삶을 꿈꿀 수도 있고, 그게 문학인가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치열한 현장에서 너무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해서 돌아오기도 하고, 또 너무 깊이 뿌리를 내리면 삶에 갇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삶으로부터 훨훨 날개를 달고 날아가기도 해야 한다. 어느 한 군데에 못 박혀서는 문학의 자유를 행사 할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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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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