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6일 박병대(53) 대전지법원장을 6월 1일 퇴임하는 이홍훈 대법관 후임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이 대법원장은 “법원 내외 각계각층으로부터 제출된 의견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의 심의결과를 토대로 전문적 법률지식과 합리적 판단력, 인품, 도덕성 등에 관해 철저히 심사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구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박 대법관 후보자는 경북 영주 출신으로 환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시 21회로 1982년 사법연수원(12기) 수료 후 법원행정처 송무국장과 기획조정실장,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앞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위원장 송상현)는 지난 3일 박 후보자를 비롯해 조용호(56ㆍ사법연수원 10기) 광주고법원장, 이진성(54ㆍ10기) 서울중앙지법원장, 김용덕(53ㆍ12기) 법원행정처 차장, 강영호(53ㆍ12기) 법원도서관장 등 5명을 추천했다.
사법연수원 12기 출신의 박 후보자가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됨에 따라 고위 법관들이 줄사표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전국의 법원장은 모두 28명으로 연수원 8~12기가 포진해 있다. 12기는 5명이고 이외는 박 후보자의 선배들. 동기나 후배가 발탁될 경우 법원을 떠나는 관행이 전에 비해 완화되기는 했지만, 고법원장을 맡고 있는 8, 9기의 경우 10기인 이상훈 대법관이 발탁된 지난 2월에도 사의를 표하는 등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든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통과된 변호사법 개정안도 고위 법관들의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판ㆍ검사 출신 변호사가 퇴직 1년 전부터 근무한 곳의 사건을 1년 간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관예우 금지’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만약 법원장들이 전관예우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서둘러 변호사 개업을 하려고 한다면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군 법무의 수장인 조동양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최근 개정 변호사법 시행을 앞두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사례도 있어 고위 법관의 줄사퇴가 기우로 그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법원 내부의 분위기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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